국가무형문화재 지정 10주년…윤 대통령 “유엔 참전용사 넋을 추모”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지구 한편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략) 수륙재의 한량없는 공덕으로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고….”(법해스님)
올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수륙재가 21일 서울의 한 사찰에서 거행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정전 70주년,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 기원을 위한 수륙재 및 기념식’을 이날 서울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진관사 수륙재보존회와 진관사 주관으로 개최했다.
이번 의식은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한 전쟁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을 담아 거행됐다.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1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겸했다.
참가자들은 반야심경을 봉송하고 헌화·추모 묵념으로 전쟁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기념사에서 “국행수륙재가 70여 년 전 이 땅 한반도에서 죽어간 고혼들의 넋을 달래고 해원(解寃)함으로써 나라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시발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우리 민족은 물론 인류 전체가 화합하고 상생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10주년이 된 것을 축하하고서 “올해는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유엔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군 참전 용사들의 넋을 추모하며 유엔 참전국에 경의를 표한다”며 “유엔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이번 국행수륙재를 통해 우리의 호국불교 정신이 세계 시민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고,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해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는 가운데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 이사장인 진관사 주지 법해스님은 “우리나라도 1950년 6월 25일 대비극의 한국전쟁으로 많은 사망자, 희생자가 발생하는 큰 아픔이 있었다”며 “생명과 평화의 기도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고 모든 인류가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를 비롯해 한국전쟁 때 참전하거나 의료·물자를 지원한 국가의 외교사절이 여럿 참석했다.
크룩스 대사는 “영국과 한국의 연대는 전쟁을 넘어, 오늘날 역사와 공동의 가치로 연결된 친구이자 동반자, 그리고 동맹국으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6·25 전쟁에 참전한 모든 참전국과 대한민국에 평화와 안보 그리고 번영을 기원한다”고 한국어로 기념사를 해 이목을 끌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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