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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970년대 한국반도체 인수와 1980년 한국전자통신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3년 기흥 공장 설립으로 64Kb DRAM을 개발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삼성은 10여년 만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섰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넘어 반도체 설계(팹리스), 위탁생산(파운드리)까지 반도체 3대 분야 석권을 꿈꾸는 삼성전자가 세계의 리더로 올라서기까지 혁신 여정을 직원의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 있다.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박준영 지음, 북루덴스 펴냄)’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경영 전략에서부터 인재, 조직구성까지 들여다보며 그 과정에서 함께 호흡했던 사람들의 치열한 역사를 담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 출신이자 문화인류학 박사인 작가는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으로 입사해 35년간 일해온 천기주 부장과의 대담을 통해 회사와 직원들이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경영의 관점과 함께 ‘삼성맨’의 시각, 그리고 그 현장을 연구한 문화인류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는 삼성 반도체의 이야기를 세 가지 시선으로 풀어낸다. 첫 번째는 반도체의 시기별 생산방식과 경영 전략의 변화를 조명한 삼성의 시선이고 두 번째는 조직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 끊임없이 노력한 천 부장을 향한 시선이다.
세 번째는 문화인류학적 시선이다. 조직에 속한 한 사람의 생애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각 주제의 끝에 문화인류학 개념을 덧붙여 인류학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려 한다. 박 작가는 “이 세 가지 시선을 통해 한 인간이 조직에서 어떻게 자기모순을 극복하고 버텨왔는가를 궁리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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