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마약 의혹’ 관련 내사를 받으면서, 출연한 작품들이 줄줄이 비상이다.
우선,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은 개봉을 앞둔 상태였다. 내년 초 개봉을 준비하고 있던 ‘탈출’은 주변 배우 교체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큰 손실을 볼 것으로 비춰진다. 제작비 약 180억 원가량이 투자된 바 있다.
배급사 관계자는 “개봉 시기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작품이라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배우 주지훈, 김희원이 출연한다.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역시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행복의 나라’에서 극을 이끄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선균의 분량을 드러내는 것은 ‘탈출’과 마찬가지로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던 상황.
‘행복의 나라’의 관계자는 “이선균의 마약 혐의 관련한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 해당 사안을 주시하는 가운데 후반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행복의 나라’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군인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의 치열한 이야기로, 배우 조정석, 유재명 등이 등장한다.
더욱이 드라마 ‘노 웨이 아웃’ 촬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지난 16일 첫 촬영을 시작한 ‘노 웨이 아웃’은 이번 주말에 이선균의 출연을 찍을 계획이었다고. 하지만 이선균의 마약 의혹 연루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선균의 분량 촬영은 잠정 중단됐다.
‘노 웨이 아웃’은 중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 13년 만에 출소하고 그의 목숨에 200억이라는 현상금이 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염정아, 유재명, 김무열, 이광수, 허광한이 출연한다.
이선균의 ‘마약 의혹’은 지난 19일 경기신문의 최초보도로 알려졌다. 톱스타 L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는 “최근 인천경찰청은 강남 유흥업소를 수사 중에 톱스타 L씨의 마약 관련 혐의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공갈 협박 및 거액의 돈을 건네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톱스타 L씨의 정체는 뜨거운 화두가 됐다. 톱스타 L씨 즉,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유앤터테인먼트는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당사는 현재 이선균 배우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선균 배우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라고 발표했다.
배우의 감춰졌던 사생활이 불거지면서 영화계와 방송계에는 불뚱이 떨어졌다. 제작비가 수십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한 개인의 돌출적인 행동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22년 차 배우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행보는 그야말로 ‘민폐’ 그 자체다. 물론 사건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한번 불거진 사건에 대한 타격을 피해 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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