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카오 김범수 소환 통보]
①SM 주가조작 칼 끝 ‘카카오 수장’ 정조준…금감원, 김범수 소환
금융감독원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소환 조사한다.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 입증을 위해 카카오 오너인 김범수 센터장을 정조준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에 이은 김 센터장 소환 조사로 이복현 금감원장의 진상 규명 자신감이 입증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센터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금감원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시세조종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19일 새벽 구속된 가운데 같은 날 밤 특사경의 김 센터장 출석 통보가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금감원 정문 앞에 마련될 포토라인에 섰다가 출석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사경은 김 센터장을 상대로 올해 2월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무산을 위해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한다. 특사경이 카카오 실무진들의 휴대전화에서 시세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센터장의 지시 또는 인지 여부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검찰과 특사경은 김 센터장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단행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단독]금감원,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원아시아 경영진 소환조사) 지난 4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엔터 사옥, 에스엠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8월에는 카카오 본사에 위치한 김 센터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김 센터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적시됐다.
특사경은 지난달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 배재현 대표 등을 소환 조사했다.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 등에 기반해 배 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강씨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들은 2400억여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시세조종하고, 에스엠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5%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특사경이 김 센터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소환 조사까지 진행하면서 시세조종 관여 정황을 상당 부분 확보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소환 조사 이후 한 달 만에 구속된 배 대표 사례처럼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번 사건의 실체 규명에 자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7월 중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 수사과 관련해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위법 행위가 발견될 때 가능한 제일 높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 행위자에 대해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 손실의 3~5배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익 또는 회피 손실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5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금융위원회가 이익 또는 회피 손실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최대 40억원)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는데 내년 1월 19일부터 시행된다.
②7만원→16만원 ‘쑥’ 에스엠 주가…2월 16·28일, 무슨 일 있었나
올해 초 에스엠 주가는 7만원대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가 오르면서 주가도 우상향했지만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주가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 지분을 두고 다투기 시작하며 급등했다. 올해 최고가는 지난 3월8일 기록한 16만1200원이다.
에스엠의 상승 흐름은 이례적이었다. 하이브는 2월10일 주당 12만원의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전날 종가는 9만8500원. 공개매수가가 기존 주가 대비 21.82% 높았다. 하지만 주가가 폭등하며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인 2월28일 종가는 12만7600원에 달했다.
수상한 ‘대량 매수’로 공개매수 실패… 하이브 진정으로 조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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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상함을 느낀 하이브의 진정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됐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기간인 2월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발생한 의문스러운 대량 매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해당 지점엔 에스엠 발행주식의 2.9%에 해당하는 68만2298주에 대한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전일 대비 7.58% 오른 13만1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해당 주문이 카카오 또는 카카오와 연대한 기관의 물량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당시 카카오는 관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대량 매수 주체가 원아시아와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아시아의 사모펀드와 헬리오스 1호의 등록 주소지는 같은 건물이다. 원아시아는 과거 카카오와 여러 차례 거래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원아시아는 2021년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VX에 1000억원 투자를 단행했고, 카카오엔터가 최대 주주였던 지적재산권(IP) 마케팅기업 그레이고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인 2월28일에도 대량 매수세가 유입됐다. 기타법인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을 통해 1338억원에 달하는 108만7801주를 사들였다.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이 각각 66만6941주, 38만7400주를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했다.
이 일로 승리는 카카오가 가져갔다. 카카오는 3월7일부터 26일까지 주당 15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이브는 같은 달 12일 에스엠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결국 에스엠 주식의 39.87%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③나락 떨어진 카카오 주가… 올해 들어서만 ‘반토막’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카카오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탓에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종가는 3만90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전날보다 3.58%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가 4만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21년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반토막(-49%) 났다.
카카오뱅크(-5.01%)와 카카오페이(-5.02%), 카카오게임즈(-0.21%) 등 계열사 주가도 카카오와 동반 하락했다. 이들 회사의 주가도 역대 최고점 대비 70~80% 하락한 상태다. 김 센터장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고, 국내 증시가 폭락장에 빠진 상황이라 카카오그룹주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품에 안긴 에스엠 주가는 9만~13만원을 오갔다. 20일엔 전거래일보다 1.82% 빠진 11만3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와 비교하면 24.4%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수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점을 고려해도 하락폭이 크다.
증권가의 에스엠 주가 전망은 밝다. 에스엠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데다 3분기 실적도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기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달 에스엠에 대해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8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16만6500원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3분기 처음으로 5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2000억원 이익 레벨이 충분히 가능한 회사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줄 것”이라며 “이제 막 공백 없는 아티스트 컴백 및 활동, 불필요한 비용 통제 등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북미 지역에서의 레이블 계약 등은 서구권 팬덤 지표가 타사 대비 떨어졌던 점도 보완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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