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 에코프로 대표가 20일 충북 오창 본사에서 열린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에코프로가 22일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서울 서초동 10여 평 사무실에서 직원 1명으로 첫발을 내디딘 에코프로는 현재 3500명을 고용, 매출 9조원 규모의 글로벌 양극소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1만명을 고용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 목표 아래 앞으로 소재 개발과 리사이클 기술 고도화, 글로벌 경영을 위한 시스템 개선 등으로 내적·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에코프로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지난 20일 충북 오창 본사에서 우수 사원 및 장기근속 사원 표창 등 기념식을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자랑스러운 25년을 발판 삼아 다가올 25년을 준비하자”며 “용기 있고 슬기로우며 서로에겐 따뜻하고 외부엔 당당하게 인백기천(人百己天, 남이 백을 하면 나는 천의 노력을 한다)의 자세로 5년, 10년, 25년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3년 일본 소니에 배터리 양극소재를 공급한 데 이어 삼성SDI와 SK온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충북 오창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시작한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으로 영역을 확장한 데 이어 올해 헝가리와 캐나다 등 해외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에코프로 본사. [에코프로 제공] |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은 체결된 교토의정서(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진국들의 선언)가 체결된 지난 1997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며 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 화학가스를 절감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 은행 대출 6억8000만 원을 들여 설비를 구매한 것이 첫 단추다.
출발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는 2005년 제일모직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리한 양극소재 사업을 인수했다. 당시 이차전지 사업은 미래가 불투명해 사업을 전개했던 대기업들이 모두 철수하는 분위기였다.
에코프로는 2006년부터 양극소재 전 단계인 전구체(양극소재 전 단계의 혼합물) 사업에 매진해 은행 대출 300억원을 받아 라인을 증설했지만, 이후 경쟁사의 저가 공세로 판로가 막히면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신사업 추진의 폭을 넓혀 하이니켈 양극소재 분야로 눈을 돌렸고, 2013년 일본 소니에 양극소재를 시험 공급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2014년 삼성SDI를 고객을 확보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코프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공격적인 신규투자에 나섰다. 추격하는 중국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2016년 배터리 양극소재를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신설한 데 이어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포항에 이차전지 생태계 라인을 구축했다.
이 같은 노력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로 이어졌다. 1998년 6000만원에 불과했던 에코프로의 매출은 2005년 137억원, 이후 10년 만인 2015년 1073억원을 기록했다. 6년 뒤인 2021년에는 1조5042억 원 매출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5조639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은 9조원대로 예상되며, 내년 매출 10조원 달성도 점쳐진다.
에코프로비엠 최문호(왼쪽부터) 대표, 에코프로비엠 포항생산팀 김성환 사원, 에코프로비엠 주재환 대표, 에코프로씨엔지 설비팀 강규성 수석, 에코프로 송호준 대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공정기술팀 유재경 책임, 에코프로에이치엔 김종섭 대표가 25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
에코프로는 앞으로 25년을 준비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중동 정세 불안, 광물가격 하락,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 등 대외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술과 제품의 초격차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송호준 대표는 “지금까지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건 가장 우수한 제품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고, 이것은 우리가 개발, 품질관리, 양산기술에서 누구보다 앞서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경쟁력을 25년 동안 잘 축적해 온 것이고 다시 한 번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임직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나누겠다’는 이 전 회장의 공언대로 지난 6월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8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당시 전 임직원들을 일본에 보내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여러분들 월급이 제대로 나올지 노심초사하면서 지냈는데 회사가 이제 흑자로 돌아섰다”며 전 임직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주 100~140명의 임직원들이 싱가포르에서 3박 5일간 글로벌 문화체험을 진행, 10월 현재 약 1800명이 연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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