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단장과 감독을 모두 교체하면서 내년 시즌 변혁을 약속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하여 김태형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3년 총액 24억원의 최고 대우로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기존 성민규 단장도 교체하면서 내년 시즌에는 기존과 전혀 다른 팀컬러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난 4년간 허문회,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하여 이종운 감독대행까지 총 세 명의 사령탑이 거쳐 간 만큼 롯데는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들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정식으로 선임됐던 감독들이 전부 계약기간을 마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베테랑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롯데 그룹 내부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사령탑 선임에 신동빈 구단주(롯데 그룹 회장)가 흔쾌히 재가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달되면서 롯데 팬들은 내심 SSG의 정용진 구단주와 더불어 사직구장에 ‘동빈이 형’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김태형 감독 체제 성공하려면?
롯데 그룹 특유한 문화부터 극복해야
다만, 롯데가 김태형 감독 선임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도 롯데 그룹 특유의 기업문화부터 극복하고, 정말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즉, 국내 최초로 외국인 감독(제리 로이스터)을 선임하면서 파격 행보를 보였을 때와 동일한 선상을 유지하되,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최고 대우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만큼, 최소한 계약기간 만큼은 확실히 지켜주면서 현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만약에 이러한 각오가 없다면, 김태형 신임 감독의 성격상 또 다시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구단 운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어 변화하지 아니함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롯데에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에이스 박세웅과 묵직한 공을 던지는 나균안, 그리고 중심 타선의 윤동희가 있다. 드래프트에서도 고교 루키 100안타를 기록한 김민석을 비롯하여 올해에도 투-타를 겸업하는 전미르와 최강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좌완 정현수 등을 지명한 바 있다. 여기에 롯데가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기에 얼마든지 FA 시장에도 참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승패 마진이 겨우 –8밖에 안 된 만큼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그룹사 홈페이지에는 기업의 사명(Mission)으로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문장은 롯데 그룹사의 과장 진급 시험에도 반드시 출제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롯데 어느 계열사에 입사하건 간에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다. 자이언츠 구단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팬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부산 시민들의 행복에 기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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