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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잠정 중단 ‘AR글래스’ 개발 재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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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oogle)

구글은 오랜 기간 증강현실(AR) 글래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구글이 맨 처음 내놓은 제품은 구글 글래스로, 지난 2013년 출시됐다. 그러나 구글 글래스는 1500달러에 달하는 비싼 가격과 부족한 기능으로 금세 잊혔다. 구글은 포기하지 않고 2017년 기업용 제품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선보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구글은 AR 글래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구글은 AR 기업 노스(North)를 1억8000만달러(2445억원)에 인수해, 기술과 인재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프로젝트 아이리스(Iris)’라고 불리는 AR 글래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구글은 한 차례 큰 실패 이후에도 AR 글래스 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해, 구글은 연례 행사 ‘구글I/O’에서 AR 글래스 개발 의지를 표출했다. 구글은 AR 글래스를 착용한 채 다양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기능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실제 구현된 기능은 아니었지만, 당시 업계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구글은 AR 글래스로 인해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프로젝트 아이리스였다.

(출처:Google)

핵심 인재가 속속 이탈하고, 구글 내부 개발 방향에 혼선이 지속되면서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지난 6월, 구글이 프로젝트 아이리스 개발을 보류했다는 소식이 내부 관계자들을 통해 흘러나왔다. 구글은 AR 글래스 하드웨어 개발을 중단한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구글은 아예 AR 글래스 개발에서 손을 뗀 걸까. 아직 섣불리 판단하긴 어려울 듯하다. 최근 프로젝트 아이리스 개발 작업 재개를 시사하는 단서가 발견됐다기 때문이다. 10월 17일(현지시간) IT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 안드로이드 앱마켓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최신 구글 앱 파일(.APK)을 분해한 결과를 공유했다.

앱 안에는 ‘아이리스’라는 단어와 함께 ‘구글 어시스턴트와 대화하려면 오른쪽 관자놀이를 길게 터치하세요’라는 문자열이 포함돼 있었다. 매체는 해당 문자열이 ‘아이리스 디바이스(Iris Device)’라는 제품 속성을 지닌 제품에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리스 제품, 혹은 아이리스라는 제품군에 속하는 기기에 출력되는 문자열이라는 말이다.

(출처:9to5google)

문자열에 포함된 문구가 AR 글래스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지칭한다면, 사용성에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모델의 경우 안경 테두리에 위치한 터치 패드로 기능을 조작했다. 지난해 12월, 한 내부 소식통은 구글이 팔찌나 손목 밴드 형태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달리 관자놀이를 길게 누르는 행위는 제스처로 기능을 조작한다는 의미다. 제스처 조작은 주로 웨어러블 기기에 쓰인다. 스마트워치는 손목을 들어 화면을 깨우는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 애플은 애플워치에 엄지와 검지를 두 번 맞대는 더블탭이라는 제스처를 추가했다. 소니 링크버즈는 관자놀이를 터치해서 통화를 받거나 음원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리스 디바이스가 AR 글래스라면, 구글은 AR 하드웨어에 음성비서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이다. 매체에 따르면 일부 코드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타이머를 설정하는 등 AR 글래스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조작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출처:Google)

구글이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재개했다 가정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프로젝트 무한(Moohan)이라는 확장현실(XR)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8월 외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전자와 협력으로 구글 내부에 기기를 개발하는 조직이 늘어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고 전한 바 있다.

또 구글은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통해 얻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베티(Betty), 베리(Barry)라는 별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두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을 AR 글래스에 통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프로젝트 베티는 단안경, 베리는 안경 형태로 알려졌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구글이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재개할 수 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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