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조사 이후 작성 보고서 10건
투자자 판단 영향에도 실적 고려 단순 평가
목표가 반대로 주가↓…이슈 파급력 고려 X
에스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에스엠 주가 눈높이를 상향 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시세조종 관련 이슈들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석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3개 증권사가 제시한 에스엠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6만5923원으로 기존 전망치(16만2077원)에서 2.37% 상향 조정됐다. 지난 20일 종가(11만3400원)와 비교해 46.31%(5만2523원)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눈높이는 더 올라가고 있다. 이달 들어 증권사 8곳에서 보고서가 나왔는데 17만원을 제시한 곳이 4곳이나 됐고 18만원을 낸 곳도 등장했다.
이는 실적 확대와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따른 평가로 관측된다. 에스엠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529억원으로 전년 동기(298억원) 대비 77.60%(231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에스엠의 3분기 실적은 내달 8일 발표될 예정이다.
A증권사는 에스엠의 음반·음원 부문이 매출을 견인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평가했고 B증권사는 체질 개선과 이익 증가가 나타나고 있는 단계라며 4분기 앨범 라인업을 볼 때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올 초 에스엠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발생한 시세조종 의혹을 파헤치고 있어 주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뿐 아니라 대상이 된 에스엠 주가도 하락세다.
검찰은 지난 19일 에스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구속했다. 배 대표는 지난 2월 에스엠 인수전이 벌어질 당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배 대표 구속에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카카오 주가는 6.58%(4만1800원→3만9050원), 에스엠 주가는 6.20%(12만900원→11만3400원) 각각 하락했다.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이슈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까지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애초에 에스엠 종목 보고서 작성시 시세조종 의혹은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이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들의 소환조사를 시작한 것이 지난달 초인데 이후에 나온 보고서만 10건이나 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고서 작성시 데이터로 산출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기업과 투자자의 이해관계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하소연한다. 다만 리서치센터에 대한 불신 풍조가 만연한 만큼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신뢰 회복을 경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리서치센터가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많으나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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