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030년 유럽 시장 100% 전동화를 필두로 2040년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100%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지난 18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만난 김동민 현대차 울산총무실장은 현대차 ‘울산 마더플랜트'(공장) 글로벌 전기차 전략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현대차 울산 공장 근로자는 3만2000명에 달한다.
이날도 울산 공장에서 생산된 현대차 펠리세이드, 코나 하이브리드, 아이오닉5 전기차가 수출 야적장으로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차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남짓. 선적을 위해 야적장에 늘어선 현대차 아반떼, 싼타페,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이 끝없이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에 국내 유일의 수출 부두를 자체 운용한다. 완성차 5000여대가 선적 전에 머물 수 있는 규모다.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현대차, 제네시스 142만4141대(내수 48만8551대·수출 93만5590대) 가운데 연간 94만대가 수출된다.
울산 공장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 모델 포니가 울산 공장에서 생산됐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현대차는 1985년 포니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 ‘포니 엑셀’을 만들어 처음 미국에 대량 수출했다. 최근에는 아이오닉5, 코나 등 전기차도 이곳에서 생산, 수출한다.
이날도 수출 선적 준비가 한창이었다. 축구장 크기 만한 자동차 운반선 ‘그랜드이글호’가 부두에 접안해 선적을 기다렸다. 현대차그룹 수출을 책임지는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이 배는 소형차 기준으로 6900대를 실어나를 수 있다.
현대차 선박 부두는 8만톤급 선박이 통과할 수 있다. 울산 공장은 연간 자동차 140만대를 만드는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생산 시설이다. 포니와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양산한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역사적 산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울산 공장을 방문해 185만대 국내 생산, 108만대 해외 수출 계획을 소개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원년인 2020년 대비 생산은 14.3%, 수출은 28.7%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을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를 넘어 글로벌 미래차 전진 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 5월 울산공장에 2조원을 투자해 2025년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울산공장은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3공장에서는 이같은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비결은 역시 ‘다품종 생산 체제’다. 현대차는 기존 1개 라인에서 2~3가지 차종을 동시에 생산해왔지만 지난해 8월 다품종 생산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10개 차종으로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차량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모빌리티 시장에 발맞춰 여러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귀뜸했다.
현대차 3공장 의장 공장에서는 들어서자 아반떼 고성능 아반떼N과 i30, 코나가 컨베이트 벨트로 줄줄이 이동하고 있었다. 의장 라인에서 뼈대만 있는 차체 내부에 배선을 깐 후 샤시라인에서 엔진과 휠을 끼우니 비로소 완성차 형태가 갖춰졌다.
완성 라인에서는 마지막 조립 단계인 핸들 등을 끼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어 외장을 뜯어보고, 전장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시작해 바퀴 정렬 검사와 물이 새는 여부까지 총 7단계 검사 작업이 계속됐다. 차량은 마지막 고객만족검사(CS)를 마치면 비로소 공장을 나설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미국 시장에서 8만2249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지만 아직 울산 공장의 갈길은 멀다. 김동민 실장은 “울산 공장 지향점은 글로벌화”라며 “울산 5공장 전기차 공장 전환 등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지금보다 전기차 물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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