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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72m 타워서 만든 LS전선 해저케이블, 전세계로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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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김형원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중앙),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왼쪽),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LS전선

“현재 해저케이블 수요가 대부분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고, 모든 수요는 동해사업장에서 소화 가능하다. 다만 각 나라의 블록화(지역주의화) 현상 때문에 미국과 유럽, 베트남 등지에 해저케이블 공장 섭립을 검토하고 있다.”(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

LS전선의 동해사업장은 전사 해저케이블 생산의 100%를 전담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이다. 유럽, 미국, 중동, 대만 등 전세계로 공급하고 있는 해저케이블 전량을 동해사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동해사업장은 2008년 1공장 착공을 진행한 후 꾸준한 증설을 통해 현재는 4공장까지 확장, 운영하고 있다. 착공 당시 동해사업장은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공장이었다. 전력·통신용, 산업·건물용 등 지상에서 쓰이는 케이블을 주로 생산해온 LS전선에게 해저케이블 사업 진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보유한 기술력의 한계로 개발, 생산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약 15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로 해저케이블을 공급하며 올해 상반기 수주 잔고만 5조가 넘는 성과를 냈다.

지난 19일 찾은 LS전선 동해사업장은 입구에 들어서자 고층 아파트 높이의 타워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 타워는 지난 5월 준공은 마친 아시아 최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인 4공장이다. LS전선 관계자는 “동해사업장에 아파트 63층 높이인 172m의 HVDC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VCV타워를 준공했다”며 “이 곳에서 지름 30cm 내외 해저케이블을 한 번에 수십km까지 끊김 없이 연속 생산할 수 있다. VCV타워는 케이블 원재료를 중력방향으로 고르게 성형시켜 완성품의 품짐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LS전선 동해사업장 해저케이블  (6)
LS전선 동해사업장. 턴테이블에 쌓여있는 해저케이블 너머로 지난 5월 준공한 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이 있다./LS전선

HVDC 해저케이블은 장거리 송전과 국가간 연결에도 용이하고,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최적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LS전선은 4공장에서 생산한 HVDC를 전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김형원 LS전선 본부장은 “유럽은 HVDC로 이미 전환이 돼 있어 2030년까지 물량이 나올 예정이고, 동남아와 중동은 이제 막 전환하는 새로운 수요처”라며 “미국 또한 해상 풍력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해상풍력발전의 송전효율을 높이기 위한 HVDC 해저케이블 사용이 보편화됐으며,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자, 유럽을 중심으로 HVDC케이블을 활용한 국가 간 전력거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확대도 해저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해상풍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HDVC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시장 규모는 향후 수십 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늘어나면서 이를 연결하기 위한 전력망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1960년~70년대 구축돼 노후된 송전망의 교체,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따라 수년 내 전력 케이블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권역에서는 대만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대만은 2025년까지 1차 사업을 통해 5.5 GW 규모의 풍력단지를 완공하고, 2035년까지 15GW 규모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LS전선은 대만 1차 해상풍력 건설사업의 8개 프로젝트에 대한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모두 따냈다. 2019년부터 누적 수주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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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케이블을 보관하는 대형 턴테이블에 쌓여있는 수십만km의 해저케이블./LS전선

LS전선은 늘어나는 수주에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동해사업장에 내년 부터 5공장을 1555억원을 들어 준공에 나선다. 또한 자회사 LS마린솔루션과는 제조-시공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베트남 사업을 담당하는 LS전선아시아와도 협력을 통해 아세안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에 나선다. LS전선은 두 자회사와 ‘삼각편대’를 구성해 글로벌 해저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S마린솔루션은 통신케이블 포설선 세계로호, 다목적 매설선 미래로호,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등 총 3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 선박인 GL2030은 LS전선이 국내외 해상풍력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조한 8000톤급 포설선. 국내에서 선박위치정밀제어(DP) 시스템을 갖춘 포설선은 GL2030이 유일하다.

LS마린솔루션은 최근 대만 타에베이에 영업 거점을 설립했다. LS마린솔루션은 대만 거점 설립을 계기로 약 2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시공사업 수주를 위한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LS전선아시아는 최근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 PTSC와 해저케이블 사업 협력을 통해 아세안 국가에 대한 해저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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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케이블에 금속 차폐, 방식층 작업 등을 통해 케이블의 외부 피복을 입히는 시스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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