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를 위한 전기차가 있을까? 우리 대답은 ‘그렇다’이다. 유연한 얼티엄 플랫폼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다.”(앤디 오우리 제너럴모터스(GM) 테크니컬리더)
꾸준히 증가하던 전기차 보급은 최근 주춤한 모양새다. 과거에 견줘 나아졌다고는 하나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기는 이가 많다. 아직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다. 당초 배터리 가격이 내려가면서 찻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한 대당 2000만원을 넘던 전기차 보조금은 꾸준히 줄어 이제는 전기차를 살 때 1000만원도 채 못 받는 이가 대부분이다. 전기차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로서는 예전보다 선택지가 많아진 것 외에는 고를 유인책이 많지 않은 셈이다. 녹록지 않은 전동화 전환 과정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완성차 회사마다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의 브라이언 맥머레이 사장도 시장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19일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 엑스포에서 주요 임원진과 함께 취재진과 만나 최근 국내외 전기차 개발 동향과 앞으로 계획에 관해 털어놨다. GMTCK는 GM 한국사업장의 연구개발(R&D) 거점으로 GM 미국 본사와 함께 전동화 전환과정에서 중요한 축을 맡는다. GM이 전 세계에 운영 중인 R&D 거점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GM이 내세우는 건 범용성 높은 플랫폼이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전기차에는 전용 얼티엄 플랫폼이 들어간다. 다양한 크기나 차종, 가격대에 맞춰 차량을 개발하고 내놔야 하는데 얼티엄으로 시장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같이 발표한 유영우 GMTCK 상무는 “얼티엄은 독창적인 설계로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각각의 배치에 따라 전륜과 후륜, 사륜구동 등 차량을 다양하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배터리셀을 가로, 세로 등 다양하게 배열할 수 있어 배터리 팩 내 공간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버라도·허머 등 미국 내 출시한 순수전기차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크기, 형태의 전기 트럭이나 SUV, 세단 등에 어렵지 않게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얼티엄 플랫폼의 특징 덕분이다. GM은 이 플랫폼으로 캐딜락 리릭, GMC 허머 EV, 쉐보레 블레이저 EV, 실버라도 EV, 브라이트드롭 ZEVO 600 등을 내놨다.
오우리 테크니컬리더는 “중형 SUV를 위한 단일층 배터리 팩, 풀사이즈 트럭을 위한 이중 중첩 형태의 배터리 팩, 로우루프 차량에 최적화된 다중길이 배터리팩 등 세 가지 다른 스타일의 얼티엄을 개발했다”며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하나의 모터 제품군으로 많은 시장에서 공통으로 쓰는 배터리 셀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팩이 들어간다. 기초 단위인 배터리셀을 모아 모듈을 만들고, 모듈이 모여 팩이 된다. 얼티엄 플랫폼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면 중간 모듈 단계를 없애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회사는 내다봤다. 모듈 단계를 없앤 방식은 중국 비야디(BYD) 등 일부 업체에선 이미 적용하고 있다.
차량 연결성(커넥티비티)을 책임지는 건 GM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다. 맥머레이 사장은 “차는 보통 9~10년가량 보유하며 그 기간 안전하면서도 꾸준히 개선되길 기대한다”며 “얼티파이는 차량의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 요소로 연결, 효율적인 해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구상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신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 가격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유 상무는 “전기차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배터리 1㎾h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며 “최대한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전기차 대중 보급을 위해 가장 필요한 단계라고 판단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카플레이 연계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나올 신형 전기차에서 애플 스마트폰이 연동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맥머레이 사장은 밝혔다. 국산차업체는 물론 일부 수입차 메이커도 자체적으로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 있긴 하나 GM이 한국에서 따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