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송충이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 벌레의 정체는 ‘송충이’를 닮은 외래 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다.
최근 X(옛 트위터)에는 “한강에 송충이 많다”, “한강 왔는데 송충이 때문에 고통받았다”, “한강 놀러 갔는데 송충이 진짜 끝도 없이 등장한다”, “한강공원 송충이 주의”, “바람 불면 한강공원 나무에서 송충이가 우수수 떨어진다” 등 목격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김새가 비슷해 흔히 송충이로 오해받는 이 벌레는 바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다. 하얀 털로 뒤덮인 미국흰불나방은 활엽수잎을 갉아 먹으며 주로 도심의 가로수·조경수·농경지 과수목 등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이 해충은 1958년 북미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 8월 “경기·충북·경북·전북 등 전국적으로 미국흰불나방의 밀도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 발생 예보 단계를 ‘관심'(1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산림병해충 방제 규정 제6조에 따르면 경계 단계는 외래·돌발병해충이 2개 이상의 시·군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50㏊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 해당한다.
또 김민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 연구과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산림청 조사 결과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피해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7~28%로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유충이) 많이 나올 경우 내년에도 많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경계로 발생 예보 단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개체수가 늘어난 것은 이상기후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지만 올해의 경우 가을철 온도가 높다는 점이 아마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흰불나방 유충에 대한 방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활엽수잎에서 알을 무더기로 낳고 벌레집 안에 숨어 활동하는 종 특성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공원의 경우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살충제 등 화학약품은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고압 살수로 해충을 떨어뜨린 뒤 정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완전한 방제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올 여름철에는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일명 ‘러브버그’가 대거 출몰한 바 있다.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성충이 된 뒤 암수가 함께 붙어 다니며 비행하거나 먹이를 먹는다. 밤에 여러 차례 긴 시간 짝짓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러브버그로 불리게 된 까닭은 벌레 2마리가 항상 붙어있어 이 같은 별명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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