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이 어떤 기종의 스마트폰을 쓰는지 보는 시대가 됐다. 전문가들은 아이폰·갤럭시를 놓고 벌어지는 ‘팬덤 전쟁’이 격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브랜드키즈’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고객 충성도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이 전체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7위에서 9계단 상승한 수치다. 올해까지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애플 스마트폰과의 격차를 좁혔다.
브랜드키즈는 올해 8월 미국 16~65세 소비자 7만4121명을 대상으로 1650개 브랜드의 소비자 충성도를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아이폰·갤럭시는 소비자 충성도에서 상위 10위 안에 진입할 만큼 거대한 팬덤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스마트폰 ‘팬덤 전쟁’이 2010년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상륙하고, 삼성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가 2010년 6월 처음 출시된 즈음이다.
처음에는 상대방 제품의 기술·서비스를 공격하는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성별·세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갤럭시를 ‘기성세대의 전유물’, 아이폰은 ‘허영·사치의 상징’으로 낙인찍고 인터넷상에서 서로 공격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발표한 ‘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자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는 23%, 갤럭시 사용자는 69%로 집계됐다. 이 중 10·20세대인 국내 18~29세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9세 여성은 71%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갤럭시 이용자는 연령별로 50대(86%) 60대(85%) 40대(78%) 70대 이상(71%) 30대(56%) 순으로 높았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갤럭시를 바라보는 젊은 층의 비판적 시각을 담은 내용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은 대학생 A씨와 인터뷰 중 “갤럭시 쓰는 남자” 어떠냐고 물어봤고, A씨는 “제 친구가 번호를 따였는데, 상대방 휴대폰이 갤럭시라서 좀 당황했다더라”며 결국 상대방과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해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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