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의 큰 하락에도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7만전자’로 쉽사리 올라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먼저 선점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던지고, SK하이닉스를 지속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40%) 오른 12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과 18일엔 장중 각각 13만800원, 13만700원을 기록하면서 ‘13만닉스’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52주 신고가를 다시 한 번 경신한 것이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것이어서 더 이목을 끌었다.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SK하이닉스는 10.03% 오른 반면 코스피는 90.07포인트 빠진 2375.00을 기록하며 3.65% 빠졌다.
시가총액이 90조 원(코스피 시가총액 4.56%)이 넘는 SK하이닉스인 만큼 지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달성한 수치여서 의미가 크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만8400원에서 6만8800원으로 400원(0.58%)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차이의 이유를 HBM 시장 선점에서 찾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4세대 HBM3를 독점 공급 중이며, 최근엔 5세대 제품인 HBM3E도 독점 공급 계약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HBM3E ‘샤인볼트’를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고객사 확보에서 SK하이닉스보다 한발 늦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월 SK하이닉스를 4000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2149억 원 순매도하며 SK하이닉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솔루션 수요가 크고 당분간 입지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및 경쟁력 또한 탄탄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3년 3분기에 DRAM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HBM으로 인한 실적 차별화 및 경쟁력을 입증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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