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점검 회의…경기·충남 농장 소 5만여마리에 백신 접종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 럼피스킨병이 확인된 지난 20일 이후 사흘간 확진 사례가 10건으로 늘었다.
특히 럼피스킨병이 처음 보고된 충남 지역뿐 아니라 경기 소재 농장에서도 잇따라 발병이 확인되며 발생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의 한 한우농장에서 국내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전날에는 최초 발생 농가 인근의 젖소농장과 충남 당진시의 한우농장, 경기 평택시의 젖소농장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날 오전에도 충남 서산시의 농장 3곳과 태안군 이원면의 한우농장 1곳, 경기 김포시와 평택시 소재 젖소농장에서 각각 확진 사례가 보고되는 등 모두 6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발생 농장 열 곳 중 서산시 소재 농장이 다섯 곳이다. 이 중 한 곳이 최초 확진 농장이고 나머지 네 곳은 이 농장 반경 500m∼3㎞에 자리 잡고 있다.
확진 사례가 점차 증가하자 중수본은 정황근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어 방역 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중수본은 앞서 확진 사례가 나온 서해안 지역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중수본은 럼피스킨병 발생을 처음 확인한 지난 20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또 충남 소재 농장의 소 2만여 마리, 경기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3만3천여마리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이 밖에 백신 170만 마리분을 추가로 도입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소, 물소 등만 걸리고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지난 1929년 잠비아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여겨졌지만, 지난 2010년대 들어 유럽, 아시아 국가 등으로 퍼져나갔다.
소가 럼피스킨병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피부결절(단단한 혹) 등이 나타나고 체중이 감소한다.
또 불임, 유산 등 번식 문제가 나타나고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농장에서 병이 확산하면 축산물 생산량이 급감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국내 농가에서 주로 기르는 한우와 젖소 홀스타인은 모두 럼피스킨병에 취약한 종으로 알려진 만큼 확산 범위에 따라 농가 피해가 더 불어날 수 있다.
이에 더해 다음 달 1일 ‘한우의날’ 행사를 앞두고 각 농가는 판매행사를 준비해 왔으나, 전염병 확산으로 행사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또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나라의 경우 살아있는 소와 소 유래 축산물의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
럼피스킨병 확산 시 국내산 소고기 공급량이 줄며 값이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개로 방역 조치로 수급 불안이 생겨 일시적으로 축산물값이 오를 수 있다.
지난 5월의 경우 구제역 발생으로 방역 조치가 강화되자 1등급 한우 고기 도매가격이 열흘 만에 약 9% 올랐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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