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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동안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4대 엔터주(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하이브)가 하반기 들어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엔데믹 효과로 하반기도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당초 분석과는 대치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각 사 핵심 아티스트들의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출과 주가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이 엔터사들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주가 회복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소비주인 엔터주도 경기 침체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시장이 시작되는 지난 7월 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엔터주인 JYP·YG·하이브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각각 23.6%, 30.5%, 19.7% 떨어졌다. 같은 기간 SM만 6.2% 상승했다.
엔데믹 선언 이후 아티스트들의 국내외 공연 등 외부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4대 엔터주는 올 상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엔터주들의 상승 랠리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4대 엔터주는 하반기 들어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SM을 제외한 JYP·YG·하이브 주가는 모두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앞서 상반기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올해 들어 6월까지 JYP는 158% 급등해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그 다음으로 하이브·YG·SM도 각각 66.1%, 60%, 42% 올랐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아티스트들의 거취 문제를 악재로 꼽았다. 특히 YG의 간판 아티스트인 블랙핑크 재계약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8월 YG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됐다. 향후 블랙핑크 거취에 대한 무수한 말들이 세간에 나오고 있지만, YG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핑크가 여태껏 YG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들의 거취가 불확실한 현 상황에서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재계약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단기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판단했다.
방탄소년단(BTS)의 경우 지난달 하이브와 재계약 소식을 전했지만,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로 생기는 완전체 활동 공백이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BTS 솔로 및 BTS 완전체향 매출 포인트는 활동 부재에 따라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악재들을 고려해 YG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주가 회복 가능성도 존재한다. 엔데믹 이후 음반·공연 등에서 호황을 맞이해 엔터주들의 3분기 실적이 모두 전년,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른 증시 부진 여파가 소비주인 엔터주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보여, 반등에 대한 큰 기대를 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식시장 전반이 불안해서 호실적이 점쳐지는 상황에서도 엔터주들이 빠지고 있다”라며 “향후 주식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 엔터주들도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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