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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들이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등 업황 개선에 힘입어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외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정유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친환경 사업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9조5431억원, 영업이익 8714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7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 분기와 비교하면 1068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에쓰오일의 3분기 매출액은 9조7461억원, 영업이익은 78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53%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분기(364억원) 대비 21배 이상 급증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추정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 기업과 유사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호실적에 업계에서는 정유 4사의 총 영업이익이 최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 업계의 실적 반등에는 정유업황 회복이 결정적이다. 특히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 가격이 손익분기점보다 3배 이상 높아져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제마진은 지난 4월에는 2.4달러까지 추락했지만, 8월을 기점으로 10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며 9월 셋째 주에는 15달러를 돌파했다.
이같은 실적에 정유업계는 친환경 사업에도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특히 제조 과정에서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60% 이상 줄인 바이오 연료 사업이 가장 먼저 빛을 볼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연료 사업은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시장 규모 대비 막대한 투자 비용이 예상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공동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바이오 원료 확보에 나섰다. 양사는 26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연간 생산능력 50만톤의 원료 정제 시설을 건설한다. 오는 2025년 2분기부터 상업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보단 투자를 통한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원유 트레이딩 자회사인 SKTI는 이번달 KDB산업은행,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공동 투자를 통해 폐자원 원료 업체인 대경오앤티 지분 100%를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4000억원대로, 원료 확보를 통한 바이오 디젤과 항공유 생산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4분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긴장감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중동 지역에서의 확전 양상 가능성이 존재해 국제 원유 수급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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