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한 소녀가 대규모 폭발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 인근에서 소지품을 챙겨 걸어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는 이스라엘군의 폭격 때문이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캐나다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군 정보사령부가 독립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이 알아흘리 병원을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국방부는 병원 주변 건물을 포함한 단지의 폭발 피해와 포탄의 비행 궤적 등을 검토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잘못돼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병원 참사 이튿날인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 자료를 근거로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군사정보국(DRM)과 미국 AP통신도 비슷한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국 CNN 방송도 소셜미디어와 방송 영상, 위성 이미지, 전문가 검토를 종합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했고, 병원 폭발은 그 일부가 병원에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미사일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는 “로켓이 오작동하는 바람에 온전하게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유로 공중에서 조각나 병원 주차장에 추락한 것 같다”며 “그곳에서 연료에 붙은 불이 자동차와 병원의 다른 연료에 옮겨붙어 대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CNN은 현장의 구덩이 크기가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이스라엘 무기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작은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스라엘의 로켓포 방어체계 ‘아이언돔’이 로켓 오작동을 불러왔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로켓이 요격했다는 증거가 없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아이언돔을 운용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CNN은 그러나 독립적인 현장조사가 이뤄져 증거가 수집될 때까지는 폭발의 배후가 확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발생한 병원 폭발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은 서로 상대방 로켓 때문이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대부분 이번 전쟁에 참전 중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오폭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마스와 PIJ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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