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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서울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재건축 아파트 물건들이 입지에 따라 낙찰가율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주요 사업지인 여의도와 목동에서 나온 경매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감정가와 비슷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지는 낙찰가율이 70%으로 저조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회복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으면서 재건축 경매 물건 중에서도 하방 압력을 견딜만한 주택만 응찰자들이 공격적인 가격을 써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아파트 전용 93㎡형이 18억4999만9900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102%로 감정가를 초과했다. 응찰자가 26명이나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같은 면적에서 거래된 마지막 실거래 가격인 17억9000만원(2023년 6월 23일)보다 비싸게 매각됐다. 현재 매매호가(집주인이 집을 팔기위해 부르는 가격)은 20억원부터 시작한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2단지 전용 96㎡은 19억1675만9999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94%로 감정가에 근접했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주요 사업지로 꼽히는 여의도와 목동에 위치한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해있어 낙찰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갭투자(전세끼고 매매)를 할 수 없다. 구입 주택이 최종 1주택인 사람만 매수 가능하며, 계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잔금을 내고 6개월 이내에 실입주를 해야 한다. 입주 후 2년간 실거주도 해야 한다.
경매 물건은 이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월세를 놓는게 가능해 매매시장보다 이점이 있다.
반면 서울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재건축 아파트들은 낙찰가율이 70%대에 불과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6단지 전용 59㎡는 14명이 응찰했지만 낙찰가는 4억7100만원으로 감정가 74% 가격에 그쳤다. 같은 면적에서 지난달 21일 팔린 실거래가(5억2000만원)보다도 약 5000만원 싼 가격에 매각됐다.
금천구 독산동 독산주공14단지 전용 45㎡도 낙찰가격은 3억7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이 78%에 불과했다. 10명이 응찰해 경합을 벌였으나 대부분 보수적인 응찰가를 적어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여의도·목동 재건축 단지는 서울 재건축 지역 중에서도 희소성이 큰 곳이지만 상계·독산동은 재건축 속도가 더디고 매매시장에서도 규제없이 매수할 수 있으므로 낙찰가율이 차별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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