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균 대신F&I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주성균 대표가 이끄는 대신에프앤아이(F&I)는 올해로 22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부실채권(NPL) 전문 투자사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보다 8년, 하나에프앤아이보다 12년이나 업력이 더 길다. 특히 올해로 문을 연지 각각 2·3년째인 우리금융·키움에프앤아이보다 비교적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2001년 우리금융그룹의 NPL 관리를 위해 우리금융자산관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2014년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인수하며 지금의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 2008년 리먼 사태와 2019년 웅진에너지 파산 등을 보며 성장해온 만큼, NPL 투자에서만큼은 리스크 관리와 적정한 밸류에이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현재 오버밸류 된 가격으로 무리한 NPL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롱텀(Long term) 관점에서 내다보고, 회사가 생각하는 적정 투자 가격이 이뤄지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은행권 NPL 매각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채무유예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NPL 전업 투자사까지 5곳으로 늘어나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NPL 매입원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2020년부터 낙찰금이 미상환원금잔액(OPB)의 100%에 육박하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100%를 초과하는 경쟁입찰도 나왔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대신에프앤아이의 매입률(OPB를 매입금액으로 나눈 값)을 살펴보면, ▲2018년 72.6% ▲2019년 81.5% ▲2020년 79.0% ▲2021년 95.0% ▲2022년 99.0%를 기록했다.
NPL 매입률 상승은 투자 기업에게 수익성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적정 밸류에이션 산정이 필요하다. 당분간 NPL 매각 물량이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도 대신에프앤아이가 무리한 NPL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2022년 전체 매각 규모인 2조4000억원을 초과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전체 NPL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최근 저축은행 무담보 NPL 매각 딜(Deal)에 참여했다. 규모는 200~300억원 정도로 소액이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건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루틴한 영엽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그간 축적된 가치 평가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저평가된 자산을 발굴해 투자 섹터를 에자일(Agile)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다만 향후 저축은행 NPL 매각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신에프앤아이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NPL 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PI) 투자, 기타 부동산 관련 사업으로 나뉜다.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의 매입금액 기준 NPL 투자시장 점유율은 10.3%로 업계 4위로 떨어졌다. 기존에는 20% 중반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8년 이후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으로 NPL 투자여력이 줄어들고 사업역량이 분산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요 부동산 개발사업이 종결되고 관련 이익이 누적됨에 따라 NPL 투자여력이 확대됐다. 나신평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의 2021년 당기순이익(연결)은 4332억원으로, 해당 연도 하반기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입된 35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나신평은 “지난해 5월에도 나인원한남 잔여세대 매각 대금 유입에 따라 NPL 투자여력이 추가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해 말 492억원, 올해 6월말 2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부동산PF PI 투자는 부동산PF 대출 사모사채 인수 관련 자산이며, 기타 부동산 사업은 나인원한남과 춘천 온의지구 주택개발사업, 강남·뉴욕·베를린 등지의 부동산 투자 자산이다. 이중 부동산PF PI 투자는 대신자산운용의 하임펀드, 대신증권의 상품 판매채널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수행되고 있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사업장 리스크 대비 매력적인 수익률이 있는 투자안을 발굴해 최초 투자를 하며 사업 진행 현황을 모니터링하다가, 엑시트(회수)나 분양률 등을 달성해 상당한 리스크가 해지된 사업장의 경우 조기 셀다운(투매)을 통해 그룹 내 부동산 금융상품 밸류체인 공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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