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레바논과의 국경에 있는 이스라엘 북부 마을 키랴트 슈모나에서 짐을 든 이스라엘 시민들이 대피 명령에 짐을 쌌다.[AFP]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2주 넘게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이 주변 이슬람 세력과의 충돌까지 겹치며 사실상 ‘다면전’ 체제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시리아 접경지에서 친(親)이란 헤즈볼라 세력이 준동하며 교전이 격화하는 데다, 동쪽인 요르단 서안지구까지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며 자칫 ‘신(新)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스라엘군(IDF)은 22일(현지시간) 오전에 이르기까지 밤새 가자지구 전역의 목표물을 비롯해 시리아와 서안 지역까지 걸쳐 광범위한 공습을 벌였다.
시리아는 이날 자국 수도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의 국제공항 2곳이 IDF의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시아파가 다수인 시리아는 레바논과 함께 이란의 영향력이 큰 곳으로,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이 친이란 세력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 발발 이후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도 연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총격전이 오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경 부근에 위치한 키르야트 시모나 등 14개 마을에 대피령을 내린 상황이다.
또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 위치한 알안사르 이슬람 사원을 공습,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지하드(PIJ)의 테러 분자들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서안을 공습한 것은 2000년 시작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 이후 처음이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만 5명의 서안 주민이 숨졌으며, 현재까지 사망자가 9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IDF는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서안에서 여러 차례 충돌과 테러 시도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하마스와 연계된 480명을 포함해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배자 727명을 검거했다.
최전선인 가자지구 상황도 갈수록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IDF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꺾지 않는 가운데, 실제 지상작전이 개시된다면 하마스와 함께하는 레바논과 시리아의 헤즈볼라 세력의 더욱 공세적인 움직임을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AP 통신은 “하마스와의 전쟁이 2주 넘게 이어지면서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은 전날 헤즈볼라가 이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투의 중심(heart)에 있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공격을 시작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같은 날 이스라엘을 겨냥, “이 왕따 정권의 흉포성과 공격적 행동, 성스러운 종교에 대한 모독, 인류의 역사·문화적 유산에 대한 맹습은 미개한 테러단체들과 다에시(아랍권이 IS를 칭하는 말)와 전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해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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