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경찰학연구’ 논문…이태원·강남·홍대 등 거론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마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빈곤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외국의 마약 범죄와 달리 국내에서는 부유한 번화가, 유흥가를 중심으로 마약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태원과 강남, 홍대 등 마약 범죄 ‘핫스폿’을 집중적으로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공정배 서울 성동경찰서 경위와 김민정 안양만안경찰서 경위 등은 최근 학술지 ‘경찰학연구’에 실린 ‘마약 범죄에 대한 공간적 영향요인 분석 –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연구팀이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마약 범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용산에서 강남·서초구 북부로 이어지는 지역과 홍대 일대, 영등포·구로·금천구 접점 지역에서 마약류 남용 범죄가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핫스폿’ 3곳의 마약범죄는 단란주점·클럽, 관광숙박업소 수 등과 일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소외된 빈곤 지역에 집중된 외국의 마약범죄와 달리 한국의 마약 범죄는 부유한 번화가·유흥가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핫스폿’으로 특정된 홍대, 용산(이태원), 강남과 서초 북부 지대는 실제로 단란주점과 클럽 등이 서울에서 가장 집중된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역을 집중적으로 단속·계도해 마약 범죄를 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전자댄스음악(EDM) 클럽과 마약 투약 간 상관관계를 소개한 해외 논문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클럽 ‘마약 파티’ 같은 환경에서 마약 범죄가 학습된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단란주점·클럽을 마약 범죄의 ‘온상지’처럼 인식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한 경찰 간부는 “부유한 번화가 등에서 마약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마약이 비싸기 때문일 것”이라며 “클럽은 마약 범죄가 일어나는 수많은 장소 중 하나일 뿐, 실제론 숙박업소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간부도 “일부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구성원들이 클럽을 이용해 마약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있지만,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것이 대중화했다거나 하위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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