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시즌 초반 흔들리고 있다.
최태웅 감독이 지휘하는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삼성화재와 시즌 첫 V-클래식 매치서 세트스코어 0-3(25-27, 21-25, 17-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구단 첫 V-리그 개막 3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됐다. 또한 2022년 1월 31일 이후 629일 만에 삼성화재에 패했다. 삼성화재전 7연승도 끊겼다.
이날 홈 개막전을 맞아 2737명의 팬들이 천안유관순체육관을 찾았지만, 팬들이 본 건 선수들의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이후 세트 득점이 2세트 21점, 3세트 17점에 머물렀다. 삼성화재 에이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또 범실은 24개로 삼성화재보다 10개 더 많았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 세 경기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결과가 말해준다. 대한항공, 우리카드, 삼성화재를 만나 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 즉 세 경기 연속 0-3 셧아웃 완패. 남자부에서 유일하게 승점과 세트를 가져오지 못한 팀이 현대캐피탈이다.
외국인 선수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가 제 몫을 하고 있다. 73점 공격 성공률 54.03%를 기록 중이다. 22일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는 어색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을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돌아온 건 패배였다.
최태웅 감독은 팀이 안정화를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리베로 박경민,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허수봉이 국가대표 차출, 아시아쿼터 차이 페이창(등록명 페이창)과 외국인 선수 아흐메드도 자국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타 팀의 외국인 선수 및 아시아쿼터 선수들에 비해 합류가 늦었다. 호흡 맞출 시간이 적었다.
최태웅 감독은 “현재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 대표팀 차출 때문에 7~8명이 빠진 상황에서 훈련을 했었다. 지금이 힘든 시기인 건 맞는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특히 전광인의 컨디션 난조는 뼈아프다. 개막전 대한항공전서 선발로 나섰지만 단 1점에 그쳤고, 이후 두 경기서는 각 한 세트만 소화했다. 공수 에이스가 아프다. 그렇다고 해서 전광인의 자리를 채워야 할 김선호, 함형진 등의 경기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또한 세터 김명관도 삼성화재전을 통해 복귀를 했지만 아직 기대한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203cm 미들블로커로 기대를 모은 페이창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최태웅 감독은 “광인이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페이창은 한국 배구, 팀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경기 주전으로 뛸 수 없을 것 같다. 1라운드는 교체로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허수봉이 세 경기 동안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스파이커 등 매 경기 다른 포지션에서 뛰며 그야말로 극한 직업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은 승전보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팬들은 현대캐피탈을 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팀이라 부른다. 전광인, 허수봉, 박경민, 김명관에 페이창과 아흐메드도 자국 국가대표다. 최민호-박상하는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였으며, 김선호와 이승준, 이현승은 향후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로 거론되고 있다. 문성민과 여오현에 삼성화재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신예 홍동선과 정태준까지 포함하면 선수 이름값은 7개 구단 통틀어 최고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최태웅 감독은 “호흡이 관건이다. 답은 훈련밖에 없다. 경기를 지는 건 운도 있겠지만, 결국 선수들의 훈련량이 받쳐지지 않아서다. 본인 기량만 갖고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다음 경기에서 웃을 수 있을까.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한국전력도 아직 승리가 없기에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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