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가 ‘빈대와의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천의 한 찜질방과 대구 계명대 신축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들끓는 모습이 포착돼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빈대는 꼭 피를 빨지 않아도 성충은 6개월 정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없어졌다’ 생각해도 다시 생기는 탓에 괜히 빈대가 아닌 셈이죠.
빈대는 몸집이 5~6㎜ 정도로, 맨눈으로 확인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빈대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빈대에 피를 빨려도 처음엔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보통은 무감각하게 물려 피를 빨린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야 발적과 가려움증이 생깁니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요. 보통 모기에 물려도 남들보다 잘 부어오르거나 간지러운 사람은 빈대에 물렸을 때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에 따라 피부 알레르기 반응으로 물린 곳 주변이 부을 수도 있습니다. 가려움이 심할 땐 항히스타민제를 먹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방법이 도움 됩니다. 물론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 처방받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더 중요한 건 ‘가려운 곳을 긁지 않는 것’입니다. 빈대에 피가 빨리느라 피부 보호막이 무너진 상태에서 긁으면 가려움이 더 심해질 뿐 아니라 2차 감염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만약 긁어서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면 항생제 연고를 약국에서 사서 바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벌레 물린 데 바르는 물파스는 일시적으로 가려움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그 효과가 크진 않습니다. 물린 부위를 소독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위가 매우 작아, 몸의 면역반응으로 딱지를 만들며 스스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단, 아토피 피부염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빈대에 물리지 않게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외부 숙소를 이용할 때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안전합니다. 만약 빈대가 한 번이라도 발견됐다면 실내 침대 밑, 매트리스, 벽 틈, 문틈, 창문 틈, 가구 틈 등 어두운 곳에 ‘퍼메트린’이라는 성분이 든 살충제를 뿌려주면 예방에 도움 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김진수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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