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방산 중동시장에 대한 기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방산 협력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또 한 번의 ‘K-방산’신화를 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은 “방위 산업은 사우디와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사우디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우리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규모인 173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유럽·중동·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중동시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수니파-시아파 갈등 등 분쟁이 잦은 한편 풍부한 오일머니를 갖고 있어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의 대중동 무기 수출은 최근 10년 사이 10배가량 늘었는데 무기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무기 납품 속도가 빨라 수요가 더 늘 가능성이 충분하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국가로 2위가 사우디(전체의 9.6%), 3위가 카타르(6.4%)였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2013~2017년 대비 2018~2022년 무기 수입량이 311% 증가했다. UAE는 10위(2.7%) 수준이다.
특히 국내 방산기업들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해왔다.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을 받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요격미사일 수요가 큰 상황이다. 군비 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면 이에 대한 혜택을 K-방산이 상당수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12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2022년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의 최근 5년간(2017~2021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8%로 전 세계 8위를 기록했다. 1년 전(2016~2020년) 9위에서 1단계 점프했다.
국내 방산기업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2020년 기준 세계 100대 무기 판매 기업 순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63위), LIG넥스원(73위), (주)한화(85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동 3국은 탈석유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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