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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당국 주담대 압박에 눈물 흘리는 예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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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 달 전, 처음 대출을 알아봤을 때보다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올랐어요. 이자 부담이 이렇게 클 줄 알았으면 결혼을 1~2년 더 늦출 걸 그랬나봐요.”

지난 주말 만난 대학교 후배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는데 집값은 오르고, 금리까지 덩달아 오르니 마음이 초조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출 한도는 생각보다 나오지 않고, 한 사람 월급에 준하는 원리금 상환액도 부담스럽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7%대로 올라섰다.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는 4% 초반대에서 중후반으로 올라갔다.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른 데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은행별 가산금리도 오른 영향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주담대 금리가 연내 8%대를 넘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억울하기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이 서민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한 지 몇 달 만에 대출이 과도하니 줄이라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오히려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 떠밀며 금융권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줄이고 50년 만기 주담대를 ‘만 34세 이하’에게만 내주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한다는 취지이지만 민간 은행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정부가 대출금리 결정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면서 시장원칙을 깨뜨렸다.

당국은 가계대출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라고 하면서도 섬세한 고민 없이 손쉬운 방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완화, 거주 의무 완화 등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을 펼치면서 주담대 증가의 원인을 차주와 은행에만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담대 증가가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이라면 국토교통부와의 협업을 통해 주택공급량을 늘려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시그널을 줘야 한다. 부양책과 억제책을 내놓을 때는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움직여야 한다. 금융당국이 정책을 들여다보는 일은 분명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관성이 훼손돼선 안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이 ‘갈지자'(之)로 움직여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국민들이다.

CP-2023-007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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