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만 안으로…MS ‘노트북 쿨링’ 특허 보니

(출처:USPTO)

데스크톱, 노트북 등 컴퓨터는 사용 중에 열을 배출한다. 컴퓨터를 가동하면 전력이 공급되고, 전류가 반도체 회로를 흐르면서 전기 저항에 부딪힌다. 그러면 전기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열이 발생한다. 컴퓨터 발열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부품에서 주로 생기며, 고사양 작업 중에는 더 많은 열이 발생한다.

발열이 커지면 컴퓨터에 악영향을 끼친다. 심한 경우 부품이 망가지기도 한다. 이에 컴퓨터는 발열이 심해지면 부품 성능을 제한하거나 전원을 강제로 꺼버린다. 이를 ‘쓰로틀링’이라고 한다.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공랭식이 가장 흔하다. 공랭식은 냉각팬을 이용해 외부의 차가운 바람을 본체에 들여보내고, 뜨거운 바람을 내보낸다.

실제 PC 본체를 보면 수많은 냉각팬이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노트북도 마찬가지다. 겉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는 최소 1개 이상의 냉각팬이 있다. 공랭식은 팬으로 공기를 흡입하기에, 주변 공기 온도가 중요하다. 빨아들인 공기 온도가 높으면 그만큼 냉각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 주위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기란 쉽지 않다.

(출처:USPTO)

차가운 공기만 빨아들이는 컴퓨터 냉각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컴퓨터 온도를 지금보다 더 쉽게 낮출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실제 이와 비슷한 기술을 특허로 내놓은 업체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월 6일 ‘디바이스 쿨링’이란 이름의 컴퓨터 냉각 시스템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제출했다.

10월 17일(현지시간) IT 매체 MS파워유저(MSpoweruser)에 따르면 특허 내용은 지난 12일 미국 특허청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 번호는 ‘US 2023/0324965’이다. 특허는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를 분류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찬 공기는 다시 컴퓨터 부품 냉각에 사용되고, 따뜻한 공기는 기기 밖으로 배출하는 개념이다.

특허는 찬 공기를 분리하기 위해 TBGS(Temperature-Based Gas Separation Assembly)라는 별도 부품이 필요하고 명시했다. TBGS는 동그란 원통 형태로, 컴퓨터 냉각팬이 빨아들인 공기를 온도별로 구분하는 데 쓰인다. 부품을 자세히 보면, 위쪽에는 냉각팬이 보낸 공기가 들어오는 구멍이 있다. 좌측에는 찬 공기 배출구, 반대편에는 더운 공기 배출구가 있다.

(출처:USPTO)

원통 안에는 특별한 구조물이 없다. 볼펜 속처럼 비어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이 부품으로 찬 공기만 다른 방향으로 보낸다는 걸까. 볼텍스 튜브(Vortex Tube)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볼텍스 튜브란, 압축된 공기를 내부에 넣어 인위적으로 소용돌이치게 만들고만들어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를 분리하는 장치다.

볼텍스 튜브 구조를 보면 TBGS와 상당히 비슷하다. 상단에 공기 흡입구, 기다란 막대 끝에는 각각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는 입구가 있다. 볼텍스 튜브 흡입구에 공기를 넣으면 작은 홈 때문에 공기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이동한다. 더운 공기 배출구에 도달하면 뜨거운 공기는 배출되고, 나머지는 특별히 설계된 구조물에 부딪히게 된다.

이 구조물에 부딪힌 공기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이동하는데, 기존 소용돌이 안쪽을 지나게 된다. 이로 인해 바깥쪽 소용돌이는 더 큰 운동 에너지를 얻게 되면서 온도가 상승한다. 안쪽 소용돌이는 반대의 상황에 처한다. 결국 안쪽의 작은 소용돌이는 온도가 떨어지게 되고, 차가운 공기 배출구를 통해 다시 기기 내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볼텍스 튜브(출처:Wikimedia)

마이크로소프트도 특허 문서에서 비슷하게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깥에 더 가깝게 붙어 회전하는 따뜻한 공기는 뜨거운 공기 배출구로 이동한다”며 “대조적으로 차가운 공기는 더 작은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고 명시했다. 볼텍스 튜브가 유입된 공기를 차갑게 식히는 과정과 닮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허를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콘솔, 웨어러블 기기에 접목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동시에 노트북 힌지 부위에 TBGS를 설치한 이미지를 예로 들었다. 여러 활용 방안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단 이 기술이 실제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특허는 아직 출원된 상태며, 정식으로 등록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활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The post 찬 공기만 안으로…MS ‘노트북 쿨링’ 특허 보니 appeared first on 테크플러스-Tech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