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의존도 낮춘다…퀄컴, RISC-V 웨어러블 플랫폼 개발

(출처: 구글)

퀄컴(Qualcomm)과 구글(Google)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10월 17일(현지시간), 퀄컴은 ‘리스크파이브(RISC-V)’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스냅드래곤 칩셋을 개발해 구글의 차세대 스마트워치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의 칩 설계자는 맞춤형 코어, 저전력 등 더 나은 성능을 갖춘 스마트워치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ISC-V는 지난 2010년부터 미국 UC 버클리에서 시작된 RSIC 기반의 개방형 명령어 집합(ISA)이다. 퀄컴을 비롯한 인피니언, NXP, 노르딕세미컨덕터, 보쉬 등 5개 반도체 기업이 지난 8월 합작사를 만들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RISC-V를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용 SoC(시스템온칩)는 2024년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ARM 기반으로 칩셋 개발해 온 퀄컴

(출처: Bleeping Computer)

퀄컴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SoC를 설계하고 있다. ARM의 지적 재산권(IP)를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등 다양한 장치에서 사용될 스냅드래곤 칩을 만들어 온 것.

구글의 픽셀워치 2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칩 역시 ARM 아키텍처 기반이다. 지난 10월 4일(현지시간)에 공개된 픽셀워치 2는 퀄컴의 웨어러블용 SoC인 스냅드래곤 W5 1세대(Snapdragon W5 gen 1)를 탑재했다. 공개 당시, 삼성의 엑시노스 SoC를 사용했던 전작과 달리 퀄컴 칩을 선택한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대안은 RISC-V, ARM 의존도 낮춘다

(출처: Apple Insider)

퀄컴만 ARM에 의존하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 구글, 인텔, 엔비디아 등 여러 제조사가 ‘ARM 진영’에 속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시중에 나온 전자기기는 대부분 ARM 아키텍처에 기반한 칩셋을 사용한다. 애플의 최신형 맥북에 탑재된 칩셋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스마트 홈 기기, 자동차, 닌텐도 스위치에서도ARM 칩셋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Circuit Digest)

그러나 최근에는 퀄컴을 포함한 여러 기업에서 ‘탈 ARM’을 계획 중이다. 일단, ARM 아키텍처를 사용하려면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ARM은 반도체 기업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부터 기술 사용료를 거두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실적을 올린다.

게다가, 올초에는 9월 주식시장 상장을 계기로 라이선스 비용을 높이거나 규제를 확대하는 등 사업 방향 변화가 감지됐다. 퀄컴같은 고객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인상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ARM이 시장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퀄컴은 ARM의 종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RISC-V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RM과 달리 개방형 아키텍처이기 때문이다. 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누구나 자유롭게 맞춤형 SoC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아키텍처 사용, 문제는 없나?

(출처: 구글)

다만, RISC-V를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한계도 있다. RISC-V칩이 ARM에 기반한 칩만큼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아직 상용 웨어러블 칩이 나온 적이 없는 걸음마 단계의 기술이다. 개발 초창기에는 ARM보다 성능이 뒤쳐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포브스(Forbes)는 RISC-V 생태계가 안정되면 충분히 ARM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러 기업이 RISC-V를 기반으로 개발하다 보면, 모바일 SoC 시장에서 ARM과 양자 경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화웨이를 보유한 중국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RISC-V 기술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RISC-V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우려해서다. 미 의원들은 RISC-V 아키텍처의 수출을 통제하지 않으면, 중국이 언젠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RISC-V를 직접 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있는데, 중국만 겨냥해 규제할 명목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강행할 경우 미국 기업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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