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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인 시총 비중 20개월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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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빠른 속도로 투자금을 빼내어 떠나고 있음에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은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주도해 온 2차전지 종목의 조정 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섹터별 수익률 차별화가 극대화된 결과란 분석은 물론, ‘대형주’와 ‘소형주’ 간의 수익률 ‘양극화’ 현상 심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 약화에 따라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다운 사이클(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을 상징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피 外人 보유 비율 32.68%=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 코스피 전체 시총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은 32.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월 22일 기록한 32.68%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30.82%에 불과했던 코스피 시총 중 외국인 비율은 지난 5월 30일 32.33%에 이르기도 했다. 이는 1~5월 총 15조5646억원의 순매수세를 외국인 투자자가 기록했던 덕분이다. 이 기간 월별 집계에서도 외국인 투자자 코스피 순매수액은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6월 1일 32.19%인 시총 중 외인 비율이 8월 31일 31.15%로 하락한 것은 3조1264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과 일치한다.

주목할 지점은 9월 이후부터 현재 시점까지다. 이 기간 시총 중 외인 비율은 고점을 향해 치솟았지만,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4021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하며 ‘셀 코리아(Sell Korea)’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9월 이후 주식·섹터 수익률 ‘외인 〉 개인’=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수익률이 개인 등 다른 투자 주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점을 꼽는다.

헤럴드경제가 9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외국인·개인 투자자가 각각 기록한 순매수액 상위 7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는 이 같은 분석을 정확히 뒷받침해준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집중된 반도체(1위 삼성전자 2.84%), 자동차(2위 기아 1.87%), 통신(4위 KT -1.06%), 금융(6위 하나금융지주 9.73%, 7위 우리금융지주 5.21%) 관련주는 코스피 지수가 약세(-7.09%)를 보였던 이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2차전지’ 섹터에 대한 집중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의 종목별 수익률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목 규모별 양극화 단상…韓 증시 다운사이클 증명”=단순히 투자자별 수익률 격차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수익률 ‘양극화’ 현상을 직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1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시총이 6.94% 감소할 동안 외국인 보유 시총은 4.88% 줄어드는 데 그친 반면, 외국인을 제외한 개인·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시총의 감소율은 7.90%에 달했다. 간접적으로나마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수익률 격차가 상당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셈이다.

종목별 양극화 현상 심화를 두고 국내 증시가 상승장세에서 하락장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전반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때는 모든 종목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가벼운 중소형 종목의 상승률이 더 큰 반면, 다운 사이클에선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하락폭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코스피 시총 중 외국인 비율이 극대화되는 흐름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 센터장은 “각종 리스크가 지속돼 외국인 엑소더스(탈출)가 한동안 이어진다면 결국 시총 중 외국인 비율은 내리막길 위에 놓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현상이 체감될 때는 이미 하방 리스크가 극대화됐을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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