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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금리 8% ‘고공행진’…다중채무자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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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주담대 최고 이자율 7.14%

다중채무자 448만명…5명 중 1명

서울 시내 거리에 대출 관련 광고물이 놓여있다. ⓒ 연합뉴스 서울 시내 거리에 대출 관련 광고물이 놓여있다. ⓒ 연합뉴스

은행권 대출금리가 7%를 넘어 8%를 향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기조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과 조달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같은 대출금리의 오름세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대출을 끌어 쓴 ‘다중채무자’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7.143~4.550%로 집계됐다. 고정금리는 4.240~6.725%, 신용대출 금리는 4.620~6.620%를 기록했다. 한 달 전까지 3%였던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단은 4%를 일제히 올라섰고, 주담대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상단마저 7%대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및 고정금리를 모두 밀어올리면서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모양새다. 특히 금융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은 지표금리인 은행채나 코픽스 상승폭보다 더 높은 폭으로 가산금리를 늘리고 우대금리를 줄여가고 있다.

당분간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기준금리(연 3.50%)를 밑돌았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 4%대를 회복하면서 조달비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들로썬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로 받아놓은 정기 예금 만기를 앞두고, 이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상승은 주담대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으로 연결된다. 쉽게 말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또 오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파른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NH농협은행까지 포함한 5대 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원으로 9월 말 대비 3조4027억원 더 늘었다. 증가폭은 2021년 10월(3조4380억원) 이후 2년 만의 최고치다.

잡히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출 건전성 우려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고금리에 취약한 금융계층인 다중채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다중채무자는 448만명(잔액 572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만명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6%로 사상 최고였다. 같은 기간 국내 가계대출자는 1978만명, 대출잔액은 1조 845조7000억원이다. 이들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1.5%로 나타났다.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처지다.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은 DSR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2분기 말 1.4%로 1분기 보다 0.1%포인트(p) 더 올랐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2분기 말 전체 가계대출자 중 취약차주 비중은 6.4%로 집계됐다.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취약차주 대출이 은행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집중된 만큼 이들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문제는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CP-2023-007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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