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뉴시스] 김명년 기자 =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청학동 오산세교2 A6블록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 15곳을 공개했다. 이 단지는 보강 철근 필요 기둥 90개 중 75개에서 철근이 누락됐다. 2023.08.01. |
민간 무량판 아파트에는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외에 민간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다른 공공기관에서 짓는 아파트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로 결국 LH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 됐다.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만 유독 철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저하가 나타난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LH가 관리를 특히 철저히 해야 하는 무량판 공법을 개발·적용하고선 정작 관리·감독은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부실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시공 중 288개·준공 후 139개’ 등 427개 단지 조사…SH·GH 아파트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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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올해 8월부터 두 달여간 전국 민간 427개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단보강근(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발견된 단지는 한 곳도 없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기관과 함께 해당 지방자치단체, 국토안전관리원이 조사에 입회했다. 조사 완료 후 국토안전관리원의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도 진행했다.
이번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는 지자체에서 제출한 시공 중 139개, 준공 완료 288개 등 총 427개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가운데 민간 아파트가 378개 단지이고, LH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임대주택이 49개 단지다.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53개, 지하주차장에만 적용한 단지는 265개다. 준공된 아파트 288개 중 121개 조사 현장에서는 진행 과정을 확인하기를 원하는 입주민이 직접 입회했다.
민간 아파트 ‘부실시공’ 없어…착공 전 설계단계 1곳 철근누락 확인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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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설계도서 검토→현장점검→국토안전관리원 결과 검증 등 3단계로 진행됐다. 주거동이 사실상 벽식 구조에 가까운 무량판 혼합구조(무량판 기둥+벽체)로 지어졌을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설계도서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단보강설계의 적정성 및 전단보강근에 대한 구조계산서와 구조도면의 일치 여부 등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 중 현장 1곳에서 설계 과정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 실제 착공 전 설계 단계에서 보완·수정 조치했다. 준공된 아파트 현장에서는 철근 누락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점검은 비파괴 방식으로 진행됐다. 착공 전 37개 아파트를 제외한 390개 시·준공 현장에서 모두 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았다.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부실시공 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개 현장은 세대 내 조사가 필요했으나 입주민 반대로 미실시됐다. 다만 설계상 최상층 일부 세대의 천장에만 해당 철근이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시공 중인 비(非)아파트 무량판 건축물은 지자체 주관으로 무량판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사하고 있다. 현재 57개 시공 현장 중 47개 현장의 조사가 완료됐다. 이 중 1개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전 철근 설치 미흡 사항이 발견돼 재설치 보완 조치했다.
LH ‘철근 누락’ 단지 2곳 늘었다…의왕초평·화성비봉 1900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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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무량판 아파트에서는 부실이 나오지 않으면서 LH의 관리·감독 역량이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으로 부각되게 됐다. 국토부는 △LH의 재래식 공법 △관리·감독 부실 △공사비 문제 등으로 LH 아파트에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무량판 구조를 택한 민간 아파트는 대체로 공장에서 전단보강근이 배근된 구조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했다”며 “이렇게 실패가 나올 확률을 줄인 게 민간 공사와 LH 공사의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LH 무량판 아파트에서는 철근 누락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LH는 당초 무량판 부실시공 조사에서 빠진 민간참여사업 단지 19곳과 자체 시행단지 11곳 등 아파트단지 30곳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2곳에서 철근 누락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부실시공 단지는 기존에 철근 누락이 발견된 20개 단지에 더해 22곳으로 늘어났다.
철근 누락 단지 2곳은 의왕초평A3, 화성비봉A3 지구다. 의왕초평A3 지구는 준공 후 이달 입주 예정인 단지다. 분양·행복주택 981가구다. 전체 기둥 918개 중 46개 기둥에서 철근이 부족했다. 시공 과정에서 단순 누락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중 보강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화성비송 A3 지구는 현재 공사 중으로 2025년 6월 입주 예정인 단지다. 분양·행복주택 988가구다. 구조계산 및 도면 표기 누락으로 921개 기둥 중 28개에서 철근이 빠졌다.
정부는 앞으로 LH 발주하는 설계에서 무량판 구조의 시공상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안, 시공관리 책임 강화하는 등의 종합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으로 국민이 공동주택에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건설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을 근본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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