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신 모 씨, 김 모 씨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영풍제지 (33,900원 ▼14,500 -29.96%) 하한가 사태로 대구은행(DGB금융지주 (8,090원 ▼150 -1.82%))의 시중은행 전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은행은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대양금속 (2,250원 ▼960 -29.91%)에 수백억원대 주식담보대출을 해준바 있는데,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따르면 영풍제지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 대양금속은 현재 영풍제지 지분 31.82%를 담보로 맡기고 여러 금융회사를 통해 총 56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킨 상태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대구은행이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주식 1112만5000주(이하 지분율, 23.29%)를 담보로 맡기고 대구은행에서만 총 340억원을 빌렸다.
이외 농협은행에는 영풍제지 166만여주(3.59%)를 담보로 100억원을 빌렸고, 골드스퀘어제일차주식회사에는 200만주(4.30%)를 담보로 제공하고 120억원을 대출했다.
대구은행의 담보유지비율은 명시돼 있지 않다. 그러나 골드스퀘어제일차주식회사의 담보유지비율이 300%인 것을 감안, 나머지 채무자들의 담보비율도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영풍제지의 주가가 1만1360원 이하로 떨어지면 대양금속이 담보로 제공한 1479만여주를 처분해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거래를 정지시키기 전인 지난 18일 영풍제지 종가는 3만3900원이다. 현 주가에서 3차례 하한가를 맞으면 주가가 1만1600원선으로 떨어져 담보비율 이하가 된다.
영풍제지는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기 때문에 거래정지가 해제되더라도 주가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키움증권은 영풍제지로 인해 발생한 미수금 규모가 약 4943억원이라며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구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영풍제지 지분 23% 넘어..자칫 최대주주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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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지속되는 하한가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대양금속이 담보로 제공한 영풍제지 지분은 전부 대구은행 차지가 된다. 이 경우 영풍제지 최대주주가 대구은행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지만,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빼면 실제 보유 지분은 13.1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은행이 담보로 받은 영풍제지 지분은 23%를 웃돈다.
대구은행의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2504억원으로, 키움증권에 비해 실적 우려가 크진 않지만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대구은행은 앞서 불법증권계좌 1662개 무단개설 사실이 적발되면서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접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서 내부통제기준을 엄격하게 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대구은행은 대양금속에 이번 주식담보대출 외에도 일반자금대출(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20억원과 일반시설대출 17억원을 제공하는 한편, 조상종 대양금속 대표이사와 지배기업인 대양홀딩스컴퍼니 등에도 각각 32억원, 86억원 가량 대출을 제공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영풍제지는 대양금속이 인수한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급등, 올해 최대 10배 주가가 급등했다. 최대주주가 바뀐 직후인 지난해 현금배당성향도 직전 2년간 약 9%에서 173%까지 치솟았다. 자칫 영풍제지에 대한 불공정거래 수사가 대양금속으로 확산될 경우 대구은행도 유탄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한편 대양금속도 지배기업인 대양홀딩스컴퍼니가 대양금속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다만 규모가 크진 않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50억원 빌리면서 170만주(지분율 3.41%)를, DB손해보험에 20억원 대출하면서 주식 98만여주(1.98%)를 담보로 제공했다.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케이프증권은 5사에 총 3.2%의 지분으로 3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들의 담보비율은 140~180%여서 이미 반대매매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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