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600억원 규모 기존 자사주 소각…5천억원 규모 신규 자사주 취득
서정진 “큰 이정표 지나…주식매수 청구권 1조원 넘어도 다 받을 것”
(서울·인천=연합뉴스) 나확진 조현영 김현수 기자 =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합병 계약이 23일 양사 주주총회에서 모두 승인됐다.
셀트리온은 이날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참석 대비 97.04% 찬성으로 합병 계약서를 승인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이날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참석 대비 95.17% 찬성으로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가결했다.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통합된 셀트리온 법인이 남게 된다. 양사의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천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천874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을 원하지 않는 주주는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구권 행사 기준가는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천251원이다.
한편, 셀트리온 지분 7.43%(1천87만7643주)를 가진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합병안에 기권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 전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약 1조 6천405억원이 필요하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양사 합병 계약이 모두 승인된 이후 셀트리온 주총장에서 “(합병을 원하지 않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1조원 한도와 관계없이 다 받겠다”며 “이로써 합병 불확실성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신약 판매 허가를 획득한 사실과 이날 주총에서 양사 합병이 승인된 것을 언급하며 “큰 마일스톤(이정표) 2개를 지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두 회사는 이날 주총이 끝난 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소각과 신규 매입을 결정했다. 회사는 합병 이후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보유하고 있던 3천599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 9천813주를 합병등기가 완료되는 내년 1월 4일 소각하게 된다. 이는 합병 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자사주에 배정될 합병신주 수량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또 3천45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242만 6천161주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천550억원 상당의 주식 244만주를 24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새로 자사주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짐펜트라의 미국 내 신약 허가에 이어 두 회사 합병안도 가결되면서, 2030년 매출 12조원 달성과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 도약이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비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내년부터 선보일 5개 신규 파이프라인(개발 중 신약)의 개발과 허가 절차도 순항 중인 만큼, 셀트리온 그룹이 가진 강점에 집중해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8월17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두 회사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후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과 2단계 합병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이 지분 98%를 가진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차 합병이 마무리되면 셀트리온홀딩스가 합병 법인 지분 21.5%를 소유하고, 합병 법인이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를 보유하게 된다.
셀트리온 그룹은 2020년 9월 이들 3사의 합병 청사진을 제시하며 합병을 추진했지만, 회계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7월 합병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선정하면서 합병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왔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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