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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표 절친이자 라이벌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나란히 중동으로 향했다. 중동은 양사 모두 사업기회 확대를 노리는 중요한 거점이다. 먼저 사우디에서 김 부회장은 방산, 정 사장은 에너지와 건설기계 부문의 사업기회를 모색한다. 김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오찬에도 동참하면서 방산 부문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정 사장은 자회사 HD현대일렉트릭의 에너지 인프라 관련 공급 계약을 맺고, 아람코와도 수소 사업 협력을 약속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후 방문하는 카타르에서는 조선 계열사간 경쟁이 예고됐다. 카타르는 최대 12조원 규모로 알려진 LNG선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차 발주에서도 한국은 54척을 수주한 바 있다. 현재까지 일단 HD한국조선해양은 일단 17척 수주에 대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고, 남은 물량에 대해선 한화오션도 수주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경제사절로 중동 순방에 함께 나선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먼저 방문한 사우디에서 김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가 함께한 오찬에 동석해 사업 확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화그룹은 중동 지역 방산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동은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수니파-시아파 등의 갈등·분쟁이 잦은 지역이다. 그러면서도 오일머니가 풍부해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으로 꼽혀 방산 수출 기회가 열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올해 초부터 중동 지역에서의 방위 사업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이미 한화시스템은 UAE에 사무소를 열고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정기선 사장도 사우디에서 에너지, 인프라,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열린 포럼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 소재 EPC(설계, 구매, 시공) 기업에 고압차단기 및 변압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HD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개발 및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HD현대는 사우디 네옴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굴착기, 휠로더 등 건설기기를 대규모로 공급할 예정이고, 현대일렉트릭은 변전소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조선업에서도 사우디 아람코 산하 조선사와 MOU를 체결하고 사우디 현지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조선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조선산업단지에 선박 및 발전용 엔진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사우디 국영해운사로부터 총 1.5조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바 있다.
다음으로 방문할 카타르에서는 더 본격적인 ‘K-조선 세일즈’가 예고됐다. 현재 총 12조원 규모로 알려진 LNG선 발주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선박을 발주하는 국영 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는 지난달 말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과 일단 17만4000제곱미터 규모 LNG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 규모는 약 5조원으로, 프로젝트 첫 계약을 맺으며 수주 포문을 열었다.
정 사장은 카타르 순방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현지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총 40척 발주가 예상된 2차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은 남은 물량 수주에 도전한다. 한화오션은 김종서 사장이 카타르 순방에 동참한다.
앞으로도 중동을 향한 이들의 사업 확장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동 3국은 탈석유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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