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이 코스피(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23일 전격 철회했다. 오는 25일부터 예정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일정을 단 이틀 앞둔 시점이다.
서울보증은 이날 제출한 철회신고서를 통해 “보통주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 대표 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회의를 열어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보증과 그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주무기관인 금융위원회 등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도 회의에 참여했다.
서울보증은 지난 8월2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 승인을 받았다. 이어 지난달 21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공자위는 작년에 올해 상반기중 서울보증을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3~19일 기관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공모가 최하단에서도 필요한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이 성공적이었다면 당초 이날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이었다.
기관 수요가 붙지 않은 이유는 시장 자체가 위축된 점이 가장 크다. 서울보증 상장 계획을 본격화한 초기인 지난 8~9월,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넘나들며 연초 대비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시장 투자심리 악화로 2300대까지 밀린 상황이다.
최대주주가 상장 이후 추가로 2~3차례 블록세일 형태의 추가 지분 매각이 예정해 두고 있다는 점(오버행 이슈)도 부진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 상승 여력을 감쇄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아울러 최근 증시 부진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시장 금리 상승세와 고금리 지속 가능성도 흥행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서울보증이 주가 측면에서의 투자매력 약점(오버행)을 극복하기 위해 ‘고배당'(배당성향 50% 유지)을 내세웠는데, 채권 등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 상품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번 돈 50% 주주에 돌려주겠다”는 서울보증보험(10월12일)
서울보증 역시 수요예측 부진 요인에 대해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초과하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상반기에서 올해 11월로 미뤄진 서울보증 IPO는 내년 이후로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IR(기업설명회) 과정에서 밝혔던 미래성장 전략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손익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향후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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