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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과 중동간 친환경차 동행의 시작으로 기록 될 전망이다.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사우디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 의지와 맞물리며 강력한 파트너로 현대차가 낙점, 현지에 중동 첫 합작 자동차 생산거점을 만들면서다. 이 공장에선 내연기관 뿐 아니라 전기차까지 생산이 계획 돼 있다. 여기에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의 핵심 플레이어로 지목되면서 그룹이 그리는 수소차 비전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순방의 최고 경제 파트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라는 게 지배적 견해다. 현대차가 ‘사우디 국부펀드 PIF’와 연산 5만대 규모 내연·전기차 합작투자 공장 설립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우디 요지에 우리나라 최초의 중동지역 자동차 공장이 세워진다. 현지에 구축 되는 수소경제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 역시 현대차다.
현대차가 현지에 PIF와 합작해서 만들기로 한 반조립생산(CKD) 공장은 내연기관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까지 생산할 수 있게 라인을 갖추기로 했다. 생산차량 라인업은 단계적으로 늘려 갈 예정이다. 멀리 보고, 오래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KD는 자동차 부품을 현지에서 조립해 완성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수출국인 한국 부품사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세도 낮출 수 있다. 또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는 잇점이 있다.
중동은 2030년을 전후로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회의 땅’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고 이에 맞춘 경제 성장도 예고 된 상태다. 또 여성의 운전 합법화 등으로 향후 중동 자동차 수요는 급증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중동 시장에서 2030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을 연간 55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로, 이번 계약이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ㅣ
정 회장은 이번 출장을 계기로 현지에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크게 관여하게 됐다. 그동안 고온의 중동이나 혹한의 극지방에선 냉·난방에 많은 에너지를 써 효율이 떨어지는 전기차 보다 수소차가 어울린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현지시간 22일 현대차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SAPTCO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 프로덕츠와 사우디 에너지 스타트업 쿼드라 에너지가 합작한 중동 지역 개발 및 투자 회사다. SAPTCO는 리야드·메카 등에서 시내·시외버스를 운영하고 아랍에미리트·이집트 등으로 가는 국제버스를 운영하는 사우디 버스 공영 운송 업체다.
사우디 수소 생태계 건설의 주축 기업들로, 현대차는 수소차를 SAPTCO에 판매 또는 대여하기로 했다.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하는 등의 글로벌 리더십이 인정 받았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승용 및 상용 차량·선박·항공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갖추고 있어 협력은 전방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석유중심 산업 대신 새로운 신산업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사우디 비전 2030’이다. 자동차 산업 육성에 힘 주고 있는 이유다. 특히 206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의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의 달성에는 전기차와 수소차 중심의 사회가 구축 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파트너 현대차의 역할이 중요한 배경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번 기술 협력이 사우디 지역 내 수소 생태계 형성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공해차 전환을 추진 중인 사우디의 움직임에 발맞춰 수소 모빌리티 보급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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