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 소득은 줄었는데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중동발 불안으로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배를 넘었다.
가공식품의 경우 73개 세부 품목 중 70개의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 잼이 33.7%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드레싱(32.3%), 치즈(23.0%), 맛살(22.3%), 물엿(20.8%), 어묵(20.6%) 등이 뒤를 이었다. 라면(12.9%), 발효유(12.6%), 두유(11.6%), 커피(11.5%), 빵(11.4%), 스낵 과자(10.7%), 생수(10.1%) 등도 10% 선을 웃돌았다.
장바구니 못지않게 외식 부담도 만만치 않다. 외식은 세부 품목 39개 모두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는 12.3% 올랐고 피자도 11.9% 상승했다. 김밥(9.6%), 삼계탕(9.3%), 라면(외식)(9.2%), 돈가스(9.0%), 떡볶이(8.7%), 소주(외식)(8.3%), 구내식당 식사비(8.2%), 자장면(7.9%), 맥주(외식)(7.6%), 칼국수(7.2%), 냉면(7.1%) 등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가계의 주머니 사정은 나빠졌다.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처분가능소득 감소는 고금리로 여윳돈이 줄고 지난해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손실 보전금 등의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입 원유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전인 지난 6일 배럴당 84.83달러(종가 기준)에서 지난 20일 93.44달러로 10% 넘게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