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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회담’ vs ‘여야정 3자회담’…金-李 명분싸움 어디까지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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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동’을 둔 기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간 ‘민생 협치 회담’을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만나는 ‘여야정 3자 회담’으로 역제안하면서 양당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난 모습이다. 여야가 민생을 고리로 정국 주도권을 잡고자 치열한 수 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실제 어떤 형태로든 만남이 이뤄지기까지는 조율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당무에 공식 복귀한 이재명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한 테이블에서 대화하는 여야정 3자 회담을 제안했다. 이는 전날 김기현 대표가 민생 협치를 위한 여야 회동을 제안한 것에서 대통령을 회동 주체로 추가해 역제안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이 같은 3자 회담 제안에 대해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야당 무시가 굉장히 심각했던 상황이고 정치실종, 정치가 복원돼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렇기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민생과 정치복원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협치를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선 김기현 대표와의 양자 회담보다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역시 민생을 다뤄야 할 시급성에는 동감하면서도, ‘당정 일체’로 일컫어질 만큼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가 긴밀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직접 등판’을 요구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여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쇄신·민생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여야정 협치를 위한 회동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직후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3자 회담까지 총 9번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전임 정부에서도 문 전 대통령과 당시 홍준표 여당 대표와 딱 한 번 회담이 이뤄졌고, 영수회담은 실제로 수월하게 이뤄지는 만남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표가 여러번 회담을 제안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 변화가 있어야 협치 물꼬가 트이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가 3자 회담을 역제안하자 “아쉽다”고 평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막혀있는 국회, 어려운 민생을 진정 생각한다면, 복귀한 이재명 대표가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자고 응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다”고 했다.

이어 “순방 중인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동이 먼저이어야 할 여유를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런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형식, 조건 구애 없이 만나자는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듯하다”고 꼬집었다.

전날 김 대표는 22일 오후 고위당정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회담 제안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당이 쇄신 메시지를 정비하면서 나왔다. 그동안 이 대표과 거리를 두던 그의 제안이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 대표가 이날 3자 회동으로 맞받아치자 국민의힘이 다시 거리를 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다음주께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이 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모두 각자가 한 회담 제안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재면서 유리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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