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전 이사회 의장이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8시간째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불거졌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다.
김 전 의장은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 출석해 SM 시세 조종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52분쯤 금감원 입구에 들어선 김 전 의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곧바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조사실로 향했다.
대기업 총수급을 검찰이 아닌 금감원 특사경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로 공개 소환한 건 이례적이다. 이에 금감원 정문에는 취재진 60여 명이 몰렸고, 이례적으로 포토라인도 설치됐다. 금감원 측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포토라인을 처음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하이브와의 SM 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2400억 원가량을 투입해 SM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하이브가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가격보다 SM 주식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어 방해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지분이 5%를 넘었을 때 금융당국에 해야 하는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다.
이후 인수를 포기한 하이브가 “공개 매수 시기에 IBK 투자증권 특정 창구에서 비정상적 매입행위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8월 김 센터장의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했다. 이후 분석 작업을 거쳐 카카오 실무진들의 휴대전화에서 시세 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장의 관련 지시나 보고가 있었는지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카카오 고위급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배 대표에겐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4일 만에 창업자 소환 조사로 이어졌다. 향후 수사 칼끝은 카카오 법인을 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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