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62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모습. [머스크 인스타그램 페이지]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비용 절감과 풍부한 노동자원 조달을 위해 해외 조선소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조선업계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COO(최고운영책임자)인 박승용 총괄부사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해외에 조선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국내 조선소가 해외로 나가 새로운 시설을 찾아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비용을 낮추고 더 많은 노동자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베트남 중부 칸호아성에 있는 현대베트남조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UAE(아랍에미리트) 람프렐, 사우디 아람코 등과 합작조선소를 구축하는 중이다. 업계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 아길라수빅 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부사장은 “해외에서 조선소를 개발하려면 현지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형 유조선을 주로 건조하는 현대베트남조선 운영과 관련해선 “앞으로는 고도화된 선박을 추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근 선가 경쟁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주 측면에선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박 부사장은 분석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 및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시장은 국내 조선업계가 선도하고 있어 가격 인상을 모색할 수 있는 위치라고 봤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올해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올해 수주량의 3분의 1은 LNG선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계약된 LNG선 42척 중 22척을 HD한국조선해양이 따낸 바 있다. 최근 카타르에너지와 LNG선 17척 건조에 대한 합의각서도 체결한 만큼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중국과의 선가 격차는 1년 전 9~10%에서 현재 13~15%로 점점 벌어지고 있고 한국 조선소는 중국의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수주잔량이 넉넉하기 때문에 우리 조선업계에 당장 압력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약세를 보이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중국 조선소의 조기 인도 슬롯이 차면 선주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그러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탁월한 엔지니어링 노하우와 마케팅 역량, 선도적인 연구·설계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조선산업 경쟁력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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