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4회 연속 입상…”파리 패럴림픽까지 생각”
(항저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46)는 “나이는 상관없다”며 묵직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전민재는 2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여자 T36 200m 결선에서 31초2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한 뒤 “많은 도움을 받아 잘 뛴 것 같다”라며 “100m 경기에서는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전민재의 은메달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수확한 첫 메달이다.
전민재는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다섯 살 때인 1982년 뇌염을 앓아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전민재는 2003년 26세의 늦은 나이에 육상계에 데뷔한 뒤 혹독한 훈련을 통해 단숨에 한국 최고의 장애인 스프린터로 발돋움했다.
2004년 장애인 전국체육대회 3관왕을 시작으로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고, 2012 런던 패럴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정상의 기량을 과시했다.
아시아 무대에선 적수가 없었다.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전민재는 2014 인천 대회와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선 각각 2관왕에 올랐다.
전민재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고, 항저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경기를 마친 전민재는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취재진 질문에 답변했다.
전민재는 “선수 생활은 2024 파리 패럴림픽까지 생각했다”라며 “아직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다. 나 자신과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국제대회마다 발로 쓴 편지를 공개해 많은 감동을 안겼던 전민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편지를 준비했다.
그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100m 경기를 마치고 직접 편지를 소개할 생각이다.
전민재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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