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 경제 파탄 현 경제장관 깜짝 1위

22일(현지시간)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티나 집권당 후보가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집권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극우 성향인 야당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를 누르고 깜짝 승리했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에 따르면 개표율 97%인 상태에서 마사 후보가 36.6%를 얻어 30.2%의 득표율을 얻은 밀레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마사 후보는 ‘당선 확정’ 기준치에는 도달하지 못해 다시 한번 밀레이 후보와 선거를 치러야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선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한 후보가 2위 후보다 10% 이상 앞서야만 당선이 확정된다. 마사 후보는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아 2위를 기록한 밀레이 후보와 내달 19일 진검 승부를 펼친다.

앞서 현지 매체와 로이터 통신 등은 밀레이 후보의 압승을 점친 바 있다. 마사 후보가 경제위기를 초래한 아르헨티나의 집권 여당 출신이자, 현 정부의 경제장관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10번째 국가부도 위기에 빠져있으며 물가상승률은 연 140%에 이른다.

라나시온은 “마사 후보가 ‘장관직을 수행한 것은 몇 개월에 불과하다’말하며 현 정부와 거리를 두는 전략을 선택했고, 이것이 대중에게 먹혀들어 갔다”며 “그는 ‘이전 우파 정권이 야기한 IMF 때문에 현 경제 위기가 찾아온 것’이라며 경제 위기를 이전 정권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로이터는 “선거 운동에서 밀레이의 극우적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밀레이 후보의 패인을 진단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망할 공산주의자”라 말하거나 “기후위기는 서방 언론이 벌인 대대적인 조작”이라 말하는 등 대선 운동 내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밀레이 후보가 마냥 암울한 상황에 빠진 것은 아니다”며 “이번 선거에서 또 다른 우성향의 파트리시아 불리치 후보가 23.8% 얻어 범 야권의 표가 과반이 넘었다. 이번엔 마사 후보가 이변을 일으켰지만, 결선 투표에서는 어떤 결과나 나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