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환노위원장 “정당성 인정하기 어려울 경우 고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오는 26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대기업 회장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환노위 등에 따르면 허영인 SPC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이날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들은 모두 종합감사 당일 외국 출장 일정을 불출석 사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인 SPC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지는 등 잇단 사고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환노위는 지난 12일 노동부 국정감사에 이강섭 샤니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으나, 야당은 지속해서 허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허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대신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가 출석해 증언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부산 연제구의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DL이앤씨 하청업체인 KCC 소속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야당은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기업 오너들이 얼마나 국회를 무시하면 이렇게 꼼수를 쓰나”라며 “당연히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SPC 그룹의 경우 황 대표가 출석해 증언해주기 바란다”며 “불출석 사유인 기업의 경영 문제를 모른 척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박정 환노위원장은 “불출석 사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경우 고발할 수 있다”며 “향후 간사 간 협의로 청문회 개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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