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매 경기 미치는 선수, 오늘은 나였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3)는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55경기서 199타수 41안타 타율 0.206 2홈런 21타점 26득점에 그쳤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교타자지만 유독 포스트시즌만 되면 고개를 숙였다.
더구나 박건우는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1군에서 빠졌다. 무릎이 좋지 않아 주사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근래 허리도 안 좋았고, 무릎까지 좋지 주사를 맞았으니, 컨디션이 정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경기를 못 뛸 정도는 아니니,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3경기 연속 출전했다. 수비까지 소화했다. 집중력 넘치는 호수비에 타격이 좋다. 와일드카드결정전서 3타수 1안타 2득점 2사구, 준플레이오프 1~2차전서 8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서 11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이다. 이날 2차전서도 결정적 적시타와 수비로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 경기 후 “매 경기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이기는데, 오늘은 내가 미쳤다. 다른 선수들도 미치도록 격려하겠다”라고 했다.
박건우의 활약이 놀라운 게 아니다. 통산타율 0.326,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모든 타자 중 3위다. 이게 정상이고, 이게 박건우다. 그는 “주사를 맞았다. 중요한 경기이니 몸 상태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고참으로서 자신의 퍼포먼스가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박건우는 “두산 시절엔 막내로 임했다. 지금은 고참이다. 좀 더 책임감이 생겼다. 그땐 못해도 형들에게 어리광도 부리고 형들한테 해달라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NC는 박건우의 활약을 앞세워 적지에서 2승을 챙겼다. 박건우는 “여기까지 올라와서 보니, 상대보다 부담이 덜하다. 우리가 여기까지 못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상대가 오히려 부담이 있지 않겠나. 우린 주장 아섭이 형 말대로 즐기면서 하겠다. 내일모레 경기만 보고 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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