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구할 수 있는 건 KBO리그 출신 투수밖에 없다. 애리조나 2선발 메릴 켈리가 6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켈리는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애리조나는 지난 22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5차전에서 에이스 잭 갈렌이 6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1-6으로 패배했다. 2승 3패로 챔피언십시리즈 전적에서 밀리게 됐다.
애리조나는 1차전과 2차전에서 2연패를 당한 뒤 3차전과 4차전을 연달아 따내며 분위기를 탔다. 그러나 5차전에서 패배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갈렌은 1회초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며 2실점을 내줬고, 6회초 카일 슈와버와 브라이스 하퍼에게 솔로포 2개를 얻어맞았다.
이제 애리조나는 켈리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켈리는 애리조나를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단 1패면 김병현이 뛰던 2001년 이후 가능했던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은 좌절되기 때문에 켈리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애리조나는 오늘(23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24일 필라델피아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로 이동해 운명의 6차전을 가진다. 2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선 2연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켈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동안 89개 투구 수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이자 다저스를 상대로 기록한 첫 승이었다.
그러나, 켈리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기억은 좋지 않다. 지난 18일 필라델피아와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2이닝 동안 89개 투구 수 3피안타(3피홈런) 3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특히 3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내준 것이 아쉬웠다.
켈리는 팀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2차전 설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도 켈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 ‘인사이드 더 다이아몬드백스’는 “애리조나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살아남기 위해 켈리에 의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켈리는 5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아이들과 선수들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 문 앞에서 우리(애리조나)가 서 있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모두 서로를 신뢰한다. 누군가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해도 우리는 끝났다고 생각하며 고개 숙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켈리는 한국 생활에 관련된 질문도 받았다. ‘KBO리그에서 뛰면서 이런 날을 꿈꾼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매일 나는 이곳에 돌아오는 것을 원했다”며 “내가 여기로 돌아온 뒤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 팀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로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KBO리그 입성 전까지 켈리는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나선 적이 없었다. 켈리는 KBO리그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활약했다. 4시즌 동안 119경기에 나서 48승 32패 3.86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고,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2019년 미국 무대로 돌아간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 계약까지 체결했다.
2019년 13승 14패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마쳤고,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생애 첫 빅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기까지 했다. 과연 켈리가 2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애리조나를 벼랑 끝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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