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맥주 브랜드 ‘칭다오(TSINGTAO)’의 오줌맥주 사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칭다오 수입사인 비어케이 실적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수입맥주 1위 칭다오의 추락은 향후 국내 맥주 시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력 100년 넘은 회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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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23일 “맥아 등 주요 원료는 컨테이너에서 공장으로 옮겨진 이후 분리, 선별 등 모든 작업을 실내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않는 것 같다”며 “위생 관리가 핵심인 주류 제조사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업력이 100년이 넘은 전통의 맥주 회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로 당분간 칭따오가 국내 시장에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칭다오 맥주는 1903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고,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선 2017년 ‘양꼬치엔칭다오’라는 광고가 대박을 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칭다오는 지난해 국내 소매점에서 1319억원이 판매돼 카스, 테라, 필라이트, 클라우드, 하이네켄에 이어 6번째로 많이 팔렸다. 올해 1~8월 소매점 누적 판매액은 87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이 기간 카스, 테라, 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맥주 브랜드 매출이 3~20% 가량 감소한 것과 대비될 정도로 시장에선 인기몰이 중이었다.
소비자 불신 확산, 편의점 매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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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칭따오 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국내 수입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토가 나올 것 같다”거나 “앞으로 구입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올라온다. 심지어 “냉장고에 있는 칭따오를 버렸다”는 후기도 있다.
주요 편의점에서 칭다오 맥주 판매량이 20% 이상 급락하는 등 불매운동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 주말(21~22일) 동안 A 편의점 사의 칭다오 매출은 전주 주말 대비 26.2% 줄었다. 다른 편의점사도 마찬가지다. B 편의점 사의 지난 주말 칭다오 매출은 전주 주말 대비 약 20% 줄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보면 약 30% 정도 매출이 줄었다.
수입사 비어케이는 비상이다. 칭따오 브랜드만 판매하고 있는 비어케이는 2017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이래 6년만에 다시 1000억원이 붕괴될 조짐이다. 비어케이는 2016년 매출 859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1180억원을 올려 수입맥주 브랜드로 드물게 1000억원 매출을 유지해왔다. 특히 2019년 노재팬 현상으로 일본산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1위로 올라섰다. 수입맥주 브랜드 가운데 비어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은 하이네켄코리아 정도가 유일하다.
특히 올해는 수입맥주를 잠식한 수제맥주 인기가 급감하면서 회복세를 기대했던 시기다. 경쟁 주류인 위스키의 인기가 하이볼 열풍으로 여전하지만 와인 인기는 주춤한 것도 회복세를 기대한 배경이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이슈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수사발표가 나오면 비어케이의 추가 설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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