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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로켓포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팔 전쟁이 확전일로다. 이스라엘은 보복을 선언하며 가자지구에 주민 대피령을 내린 뒤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본격 참전 의지를 공언해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대두 되는 상황이다.
첨예한 미·중 갈등과 세계적 인플레이션, 중국 경제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지구촌은 더욱더 곤경에 처할 것이 자명하다.
여러 정황상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수교를 막고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적 중동 정세 분위기를 다시 ‘반이스라엘 이슬람국가 총공세’ 대결 구도로 돌려놓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들이 하마스에 동조할 가능성은 극히 낮으나 혼란은 불가피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결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이들은 확전 방지에 한목소리 내고 있지만 각자 사정이 다르다.
경제 둔화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 지원을 선언한 미국에게 중동 분쟁은 큰 부담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도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일부 이스라엘에 의존하는 AI 관련 제품 수입도 타격을 입고 사우디와 이란의 중재로 얻은 평화 이미지도 물거품이 된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의 견제가 약화 될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팔 전쟁이 가져올 가장 큰 우려는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특히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니어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만일 산유국들이 개입하게 되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유가는 물가를 자극하고 고환율·고금리 압력을 높여 세계 경제를 더 큰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 이미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금·달러화 등 안전 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증시는 혼조세다.
인플레와 경제성장의 새 위험 요소로 대두된 이 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하다.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 ‘네옴시티’ 등 중동 지역 해외 건설 수주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로 인한 사업 수주 지연 및 차질도 우려된다.
특히 유가 및 원자재 인상으로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가 타격을 입고 주요국의 긴축 강화에 따라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져 증시나 금융 시장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전쟁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정확한 정보 공유 및 분석을 통해 국내 경제와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위기관리 시스템 가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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