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로선 끔직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선수를 발견했다. 마냥 슬프지 않았다.
KIA ‘나스타’ 나성범(34)은 결국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준비하는 대표팀에서부터 정상적인 출전이 되지 않았다. 결국 시범경기를 통째로 건너뛰며 ‘장기결장’이 현실화됐다. 종아리 부상은 예상 외로 심각했다.
6월 중순 복귀했으나 9월19일 광주 LG전서 주루하다 햄스트링을 다치며 시즌을 접었다. 58경기 성적은 너무나도 비인간적이었지만, KIA는 나성범의 그런 미친 활약을 더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힘겨운 5강 다툼에서 나성범의 이탈로 KIA가 탄력을 받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KIA도 나성범도 너무 안타까운 2023시즌이다.
그러나 나성범의 부상은 이 선수의 활약이 빛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오른손 외야수 이우성(29)이다. 엄밀히 볼 때 나성범과 시즌 내내 공존할 수는 있었다. 지명타자(최형우), 중견수(소크라테스 브리토), 우익수(나성범)만 고정이었기 때문이다.
단, 나성범에게 기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클러치능력의 상당 부분을 이우성이 메워줬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4~5월 내내 이우성과 고종욱이 주전 외야수로 뛰면서 중심타선의 빈 곳을 채웠다.
이우성은 올해 126경기서 355타수 107안타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39득점 8도루 장타율 0.417 출루율 0.363 OPS 0.780 득점권타율 0.320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이 중심타자 치고 적은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팀에서 박찬호(0.355) 다음으로 득점권에서 강했다. OPS도 팀에서 5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2.24로 외야수 17위다. 리그 주전 외야수들 중에서도 중간 수준의 영양가가 있었다는 얘기다. 리그 최정상급 수치를 남긴 건 아니지만, 이 정도 수치를 뽑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도 없었다. 이우성이 없었다면 KIA가 7월 완전체 구축 후 도약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부드러운 스윙 매커닉을 칭찬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그런 이우성의 미덕은 완성형 선수라는 점이다. 덩치에 비해 수비력, 주력, 작전수행능력 모두 평균 이상이다. 김종국 감독이 작년부터 꾸준히 1군에서 활용했던 이유다. 4일 수원 KT 위즈전 기습 스퀴즈번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빠지는 공에 몸을 날려 번트를 대 3루 주자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제 KIA 중심타선, 외야 구성에 이우성이 없는 건 상상하기도 어렵다. 올해를 기점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거듭난다면, KIA의 2023시즌은 실패했어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 2024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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