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고령 인질 2명 추가 석방…바이든, 휴전 가능성엔 “인질 석방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고령의 여성 인질 두 명을 추가 석방했다. 인질 구출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전 논의를 위해선 인질 석방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23일 적신월사(이슬람 국제적십자사)를 인용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두 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적신월사에 인계돼 가자지구 밖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각각 79세, 85세로 고령인 이 여성들은 지난 7일 하마스 전투원들이 기습 침입한 키추브 니르오즈에 거주하던 주민들로 알려졌다. 당시 남편들과 함께 붙잡혔지만 남편들은 여전히 억류 중이라고 한다.

하마스 측은 성명을 내고 “억류된 이들 가운데 2명을 더 석방했다”며 “인도적인 목적으로, 또 건강상의 이유로 이들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석방은 하마스가 미국인 모녀 인질 두 명을 석방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이번엔 카타르와 이집트 중재를 통해 가능했다. 현재 여러 국가가 인질 협상을 중재 중이며 카타르가 주도하지만 이집트와 터키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인질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됨에 따라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해 가자지구 내 전면전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지만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가 임박하면서 물밑으론 이스라엘에 인질 구출을 위해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대대적으로 투입될 경우 가자지구 민간인들과 하마스 인질들 역시 위험해질 수 있다. 이미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5000명을 넘었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자 국제사회에서는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인질 협상을 위해 미국이 임시 휴전을 지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 그런 다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군사 작전을 통해 소재 파악도 안 되는 인질들을 구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인질 구출 기술을 가르치는 이스라엘 특수부대 출신 티모르 이스라엘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질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면 매우 세심한 전술적 해결책이 필요하며, 이는 인질 구출을 위해 가장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국제적 비난 여론을 염두에 두고 여성과 어린이를 먼저 석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도 미국과 카타르 간의 대화를 토대로 하마스가 약 50명의 이중 국적자를 석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200명 넘는 인질을 붙잡아 가자지구로 데려가 여러 곳에 분산해 숨겨놓은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