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피의자 소환돼 16시간 가까이 조사
조사 결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결정할 듯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23~24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15시간 40분에 달하는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 오전 10시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1시 40분께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주가 급락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한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여의도 금감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SM엔터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배 대표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SM 인수를 포기한 하이브는 공개 매수 기간 동안 발행 주식의 2.9%에 대해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있었다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냈고, 수사가 시작됐다.
피의자들은 의도적으로 SM엔터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공시하지 않아 대량보유보고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카카오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산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시세조종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이 펀드가 출자한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는 하이브의 SM엔터 공개 매수 기간 중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엔터 지분 약 800억원 상당(2.9%)을 매집했다.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SM엔터를, 이어 8월에는 김 전 의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배 대표와 카카오 실무진 등이 SM엔터 주식 매입과 관련해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사경은 배 대표 등에 이어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의장은 금감원 조사를 받기 위해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조사에 앞서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특사경은 이날 김 전 의장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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